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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대선까지 강재섭 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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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은 완벽한 '화합 모드'였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먼저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당 내의 '점령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듯했다. 이 최고위원은 경선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해 왔다.

이 후보는 먼저 강재섭 체제 유지를 공식 확인했다. 그는 "12월 19일 대선 때까지 잘해 주시길 강 대표에게 부탁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두 사람이 따로 만나 자신이 강 대표에게 "계속 잘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한때 이 후보와 강 대표는 대척점에 섰다. 지난해 7월 대표 경선 때 강 대표는 박 전 대표를 등에 업었고, 이 후보는 이 최고위원을 밀었다. 한나라당이 4.25 재.보선에서 패배한 뒤 이 후보 측근들이 '강 대표 퇴진론'을 들고 나오자 강 대표는 "후보가 선출되면 내 진로를 상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이 후보의 '추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도 치켜세웠다. "당무 보고를 받아 보니 박 전 대표와 강 대표가 살림을 흑자로 아주 잘했더라"고 말했다.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기초질서를 세우자'는 박 전 대표의 '줄푸세' 공약을 적시하며 "좋은 공약은 하루 빨리 당의 정책으로 만들자"고도 말했다.

이 후보는 당선 인사차 중앙일보를 방문해서도 "이제 시작이고 더 험한 길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하나로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 측에 대해 유독 날을 세웠던 이재오 최고위원도 몸을 낮췄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훌륭하신 말씀(경선 결과 승복 연설)을 했다"며 "(사과요구 발언도) 원칙적인 얘기일 뿐 특별히 뭘 의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서실장엔 임태희 거론=이 후보는 이르면 28일 대통령 후보로서의 첫 당직 인사를 할 예정이다. 조직과 돈을 관장하며 한나라당의 대선 살림을 책임질 신임 사무총장엔 재선의 이방호(경남 사천) 의원의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 후보 경선 캠프에서 조직위원장을 지냈다. 비서실장엔 재선의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3선의 남경필.권오을 의원의 이름도 계속 나온다. 경선 때 중립지대에 섰던 임 의원의 경우 캠프 내 공신그룹의 반발이 커 인선의 최대 변수다. 비서실장 인선은 이런 혼선 때문에 더 밀릴 수도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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