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통신의 마술사 광섬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이번에 화재가 났던 동대문 지하통신구내의 光섬유는 불로 인한엄청난 파장으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하지만 光섬유는 불에 타지 않는다.이번에 불에 탄 것은 光섬유를 둘러싸고있는 피복이며 光섬유자체는 유리와 같은 석영이 주성분이기 때문이다. 光섬유가 국내에 통신용으로 처음 이용된 것은 지난 79년 광화문전화국-중앙전화국간 2.3㎞를 광섬유로 깔면서부터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화재장소가 바로 그 구간이다.현재는 서울~釜山간 시외전화회선과 濟州~高興간 해저광케이블을 비롯,대 부분의전화회선이 光섬유로 이뤄져 있다.
光섬유는 쉽게 말해 머리카락 굵기(0.1㎜정도)의 유리가닥이길게 이어진 것으로 보면 된다.일반 전선은 전류가 이어진 銅線을 지나면서 전력.전파정보를 전달하지만 光섬유는 빛이 유리속을지나가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셈이다.
원리는 19세기 유럽에서,떨어지는 물속에선 빛이 빠져나가지 않고 물과 같이 진행한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시작됐고 72년 美國의 코닝社가 빛의 손실이 거의 없는 유리를 개발하면서 光섬유가 세계 도처에서 개발됐다.
현재 光섬유 한가닥으로 매초 실어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약9천만메가비트.브리태니커 백과사전 6백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이를 음성신호로 가정하면 한가닥에 1천3백회선을 동시에 수용할수 있지만 銅線은 24회선에 불과하다.또 전선 을 지날때 저항등으로 손실도 많고 전파.자력등의 간섭으로 증폭기도 많이 달아야 하는 전류.전파같은 기술적 번거로움도 없다.쓰는 사람만 잘쓰면 된다.국내에선 과학기술원이 자체개발에 성공한 이후 三星전자.金星전선.大宇통신.대한전선등 4개社에서 생산하고 있다.
〈李孝浚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