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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휴대용전화 합의 美 1회전 판정승 기세등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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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美國이 美日무역전쟁에서 서전을 승리로 장식,기세를 올리고 있다.반면 일본은 싸우기보다는 좋은 조건으로 강화하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따라서 지난달 11일 美日정상회담에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총리의「노」로 포문을 연 美日무 역전쟁은 당초 일본의 기세와는 달리 싱겁게 끝날 것 같다.
일본정부는 12일▲모터로라방식의 휴대전화를 중계하는 기지국 설비를 내년 9월까지 1백59국 늘리고▲일본 이동통신(IDO)이 NTT방식의 휴대전화용 주파수 일부를 모터로라방식으로 전용한다는 모터로라-IDO간 합의내용에 대한 실시 상 황을 점검하기 위해 양국정부가 분기별로 정기적인 협의를 한다는데 동의했다. 미국은 이로써 민간기업간 합의라고는 하나 일본이 기를 쓰고반대했던「시기와 수치를 명시한 객관적 기준설정」에 일단 성공했다.휴대전화 교섭이 결렬되면 美日 긴장관계는 더욱 악화돼 양국관계가 수복 곤란한 지경에 이를 위험마저 있기 때 문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힘을 얻은 미국은 모든 분야에 객관적 기준 설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美日무역전쟁의 야전군 사령관인 미키 캔터美통상대표부(USTR)대표는 12일『이는 결과중시합의의 제1보』라며 미국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이어『이같은 합의를 일본시장 개방의 다른 분야에도 사용할 수 있다』며 객관기준 설정이 美日포괄경제협의에서 빠질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일본정부가 3월말까지 내용이 있는 포괄적인 시장개방대책을 제시하길 기대한다.볼은 여전히 일본측 코트에 있다』고 밝혔다. 美日휴대전화문제 합의가 美통상대표부에 가지는 의미는 크다.지난 2월 포괄경제협의가 결렬된 뒤 슈퍼 301條 부활로 이어진 USTR주도의 일련의 對日강경전략은 해외뿐만 아니라 미국내에서도「대립을 부채질 할 뿐」이라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돼 캔터대표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백악관과 국무.재무부 일부 등에서는 미국이 객관기준설정에 유연한 자세를 취해 美日대립을 해소해야 한다는 소리마저 나왔다.
휴대전화문제에 대한 미일 합의는 이같은 분위기를 일소함으로써 USTR에「백만원군」역할을 했다.
USTR는 휴대전화 합의를 배경으로 정부조달,자동차.자동차부품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수입량과 시기를 정한 객관기준의 설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호소카와 총리가『제재를 앞세운 교섭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성숙된 성인관계」를 선언했으나 일본은 미일관계에 관한 한 아직말썽꾸러기 어린이가 회초리를 든 어른앞에서 무릎을 꿇는 수준을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東京=李錫九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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