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시테크] "논술 준비요…교과개념 넓고 깊게 공부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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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18·잠실여고3·(右))양이 어머니 김은애(44)씨와 2학기 수시모집에서 지원할 대학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사진=안성식 기자]

오전 7시 기상, 새벽 1시 취침. 고3 수험생활 6개월 동안 홍지연(18·잠실여고3)양이 지켜 온 원칙이다. 홍양은 하루 6시간은 꼭 자기로 했다. 대신 눈 뜬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자는 게 홍양의 수험 생활 백서 맨 윗줄 내용이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스스로 ‘플래너(계획표)’를 쓰며 분(分) 단위로 시간관리를 해 왔다. 시간을 적절히 디자인할 줄 아는 홍양은 올해 대입에서 서울 소재 최상위권 의과대학을 노릴 만큼 성적도 우수하다. “고3 수험생이라면 시테크 아닌 분테크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홍양의 2학기 수시모집 대비법과 홍양 가족의 수험 생활을 살짝 들여다보자.

 

◆자연계 논술? 수능과 일맥상통=홍양은 올해 2학기 수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의대 두세 곳에 지원할 생각이다. 합격 가능성이 큰 몇 곳만 간추려 원서를 쓰겠다는 전략이다.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시까지 장기전을 치를 각오가 돼 있기 때문에 하향 지원할 생각은 없다.

 홍양이 2학기 수시모집에 대비하며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대학별 고사다. 홍양은 “수학·과학 등 교과 개념을 탄탄하게 이해하면 자연계 논술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래도 보완할 점이 있었다. 대학들이 발표한 자연계 논술 예시 문항을 분석해 보니, 과학논술은 과학탐구의 8개 선택과목 전체가 출제 범위에 포함된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올 여름방학을 이용해 인터넷 강의로 과학논술을 듣고 있다. 그러나 강의에만 의지하진 않는다. 강의 내용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복습은 물론 추가로 자료를 더 찾아보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기출문제를 문제당 30~40분 안에 풀어 보는 건 기본이다.

 수리논술은 교과 개념을 깊이있게 공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수학적 개념들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과 연계되는 개념 등을 찾아 정리한다. 또 구술면접은 논술을 조리있게 말로 푼다는 기분으로 준비 중이다.

 ◆정시 대비해 수능도 끝까지=2학기 수시모집 지원 시기가 코앞이지만 홍양은 수능도 꼼꼼히 챙긴다. 실제 수능 시험시간에 맞춰 영역 별로 모의고사를 풀었다. 이른 아침에 언어영역 문제를 풀며 11월 15일 아침 닥쳐올 긴장감이 조금씩 누그러지는 기분이다.

수리영역은 자주 틀리는 문제를 체크해 오답을 줄이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수리영역은 스톱워치를 활용하는 게 홍양의 비법이다. 풀기 힘든 문제에 부닥쳤을 때 한 문제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쏟아 붓는 위험을 막기 위한 조치다. 문제당 40초씩만 할애하고 일단 끝까지 다 풀어 보는 식이다.

 다음으로 홍양이 여름방학 내내 공들여 쌓은 탑이 있으니 바로 탐구영역. 4개 선택과목을 과목별·단원별로 촘촘하게 공부 계획을 짠 후 하루에 한 단원을 개념 정리부터 문제 풀이까지 패키지로 끝내는 방법이다. 또 “내가 쓴 글씨만큼 눈에 잘 들어오는 게 없다”는 홍양은 과목마다 개념을 정리한 노트를 만들어 등·하교 길에 읽는다.

 ◆가족들 믿음이 최고 보약=고3인 홍지연 양에게 가장 큰 보약은 가족들의 믿음이다. 어머니 김은애(44)씨는 올봄 허리디스크로 몸져 누울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지만 매일 아침식사는 꼭 딸과 함께 한다. 이때 나누는 대화가 수험생 홍양과 고3 엄마 김씨가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된다.

김씨는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고기와 야채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류와 과일을 자주 챙긴다”고 소개했다. 또 입시제도가 크게 바뀐 올해 수험생 학부모로서 각종 입시설명회를 찾아 다니기도 하고, 진학 정보가 풍부한 인터넷 사이트를 수시로 방문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알아서 잘 하는 딸이지만 바짝바짝 타는 게 고3 엄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홍상완(46)씨도 딸의 든든한 후원자다. 밤늦게까지 독서실에서 돌아올 딸을 기다린다. 홍씨는 “힘든 기색 없이 씩씩하게 고3 생활을 하는 딸을 보며 나도 힘을 낸다”고 말했다. 홍양은 “말없이 믿어주는 가족 덕분에 남은 고3 생활도 끄떡없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박수련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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