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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높은 시·군·구 살펴보니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4호 02면

인구는 감소하는데 출산율은 선두권?

군인 많은 인제·화천·양구 2년째 톱10

전국 234개 시·군·구 중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기의 수)이 가장 높은 데는 강원도 인제군이다. 재작년 2위에서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출산율 톱10에는 화천군(3위)·양구군(9위)이 들었다. 강원도 인구는 2000~2005년 1.5% 감소했다.

지난해 인제군 출산율은 1.75명으로 우리나라 평균(1.13)보다 월등히 높다. 23년 전인 1984년(1.76) 수준이다.

인제·화천·양구의 공통점은 부사관 등 직업 군인이 많다는 것이다. 인제군 방광수 사회복지과장은 “부사관의 나이가 20대 중반~30대 중반에 집중돼 있어 이들 덕분에 출산율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강진·보성·영암·곡성이 톱10에 올라 있다. 전남은 노인 비율이 높고 인구가 가장 많이 감소(8.8%)한 지역이다. 영암군은 대불공단이 활성화되면서 젊은 근로자들이 꽤 유입됐다. 나머지 군(郡) 관계자들은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한다. 강진군은 셋째 아이 출산 때 최고 790만원, 보성군은 최고 630만원을 지급하는데 이 정도면 전국 최고다. 강진군은 2005년 이 제도 시행 이후 출생아가 그해 295명에서 지난해 316명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 210명이 됐다. 보성군도 지난해 신생아가 전년보다 54명(15%), 올해 1~7월은 지난해 동기보다 91명 늘었다.

출산율이 이렇게 높은데도 인제·화천·양구·보성·영암·곡성에는 산부인과가 없다. 절대적인 출생아 수가 적다 보니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산모들은 보건소에서 관리를 받다가 인근 도시로 원정 출산을 간다.

경기도 화성시는 8위를 차지해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다. 화성시는 둘째 아이에게 50만원의 장려금을 준다. 셋째는 100만원에다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월 10만원의 양육비를 준다. 화성시 보건소 송경수씨는 “신도시 개발 덕분에 땅값이 오르면서 셋째나 넷째를 낳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있는 울산 북구, 조선소가 몰린 경남 거제는 젊은 근로자들 덕분에 출산율이 높다.

하지만 부산시 중구는 출산율이 0.71명으로 전국 꼴찌다. 부산은 동·서·영도구 등 5개 구가 하위 10위에 들었다. 부산시 저출산대책팀 신용직씨는 “젊은 사람들이 외곽의 아파트 단지로 가거나 일자리를 찾아 울산 등지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중구, 광주시 동구 등 도심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한 지역의 출산율이 낮았다. 서울 강남구는 젊은 독신여성이 많아서인지 하위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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