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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들과 ‘친구’처럼...PD도 準연예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4호 15면

지난 일요일(1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엔 뜻밖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태호 패션’ ‘김태호 미니홈피’ 등이 그것. 김태호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담당 PD다.

사소한 발견

발단은 전날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유재석·하하 등 6인의 멤버가 서로의 패션감각을 촌평하면서다. 이들이 옥신각신 끝에 “최고로 뛰어난 패션리더는 태호형”이라고 지목하자, 자막으로 ‘후훗 고맙군’ 하는 PD의 응답이 떴다. 네티즌이 이를 그냥 넘길 리 없었다. 검색어 1위가 요긴한 기삿거리가 되는 인터넷 언론 환경 속에서 밤 늦도록 ‘김태호’는 웬만한 스타 이상의 유명세를 치렀다.

예전에 MBC ‘느낌표’의 연출자 김영희 PD도 ‘쌀집 아저씨’라는 푸근한 별칭과 함께 화면에 종종 등장했지만, 요즘 스타 PD의 존재감은 그 이상이다. KBS2 ‘상상플러스’의 최재형 PD는 범상치 않은 외모 때문에 ‘인디언 PD’라는 별칭을 얻어 종종 출연자들의 놀림을 산다. 이런 식으로 주고받는 농담이 전파를 타고, 이에 응하는 PD의 ‘자막신공’이 어우러지는 것은 최근 예능 프로의 주요 유머 패턴이다.

난데없이 사생활 검색을 당했던 김태호 PD는 “연예인도 아닌데 뜻밖의 주목을 받아 번거로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시청자가 보기에 자막으로라도 전파를 타는 PD는 준연예인이다. “작품으로만 봐 달라”는 말은, PD의 인격과 개성이 강조되는 ‘작품’ 안에서는 무의미하다. 이미 대다수 예능 프로는 출연자-제작진-시청자가 함께 즐기는 ‘농담’이지 않은가. 농담을 건넨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니 검색해 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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