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유통업계 상품권준비 부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지난 75년12월 전면금지됐던 상품권이 만 18년만에 부활됐다. 각 백화점들은 정부 발표와 함께 1백m 달리기 선수가 스타트 라인을 뛰쳐나가듯 일제히 상품권 발행 준비에 나서 늦어도이달말이면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의류.식품업계등도 뒤질세라 상품권 발행 준비에 부산한 움직임이며 농협.수협중앙회까지 상품권 발행을 선언하고 나섰다.바야흐로 상품권 발행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선물용이라는 상품권의 특성과 현재 대부분 백화점들이 그룹 소속으로 자체 수요가 막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품권 발행의 주역은 아무래도 백화점이다.
백화점업계는 상품권 허용에 대비해 지난해 초부터 전담팀을 구성,치밀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이 와중에 상품권 인쇄방법.발행규모와 시기.판촉전략등을 놓고벌이는 물밑 정보전도 치열했다.
백화점업계는 올해 상품권 시장규모가 7천억~1조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가 상품권에 거는 기대는 단순한 매출증대만이 아니다. 상품권은 제품이 팔리는 시점보다 앞서서 유통되기 때문에 발행자 입장에서는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또 상품권 판매동향에 맞춰 제품의 수급조절을 할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상품권의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찮다.
그동안 관계당국의 묵인아래 거래되던 구두 상품권에서 보듯이 실제 수요와는 무관한 소비가 부추겨질 우려가 있다.
잔액 환불비율을 80%까지로 정하기는 했지만 금액권의 경우 액면가와 제품값중 어느것을 환불기준으로 하느냐도 불씨로 남아있다. 결국 돌아온 상품권이 환영받기 위해서는 발행업체가 눈 앞의 이익보다 소비자 보호에 더 큰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