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각>점점 건실해지는 미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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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비록 분기별 성장률이기는 하지만 美國같은 大國經濟가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당초 예상했던 5.9%만 해도 매우 높은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를 훨씬 초과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때인 84년 1.4분기의 7.5%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경제성장률이 이처럼 예상을 크게 상회한 主因은 수출이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여 전체 경제성장에 미친 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라는 것이 美상무부의 설명이다.
사실 클린턴 정부가 출범한 지난 한햇동안 미국경기 동향은 대단히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다.미국경제가 92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므로 이듬해인 93년에는 당연히 3%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모두들 기대했었다.
그러나 연초부터 오히려 경기가 곤두박질쳤고 클린턴 정부는 체면 불구하고 2.5%대로 목표성장률을 하향 조정해야 했다.결국연말에 다가서면서 이처럼 고율 성장을 기록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이같은 고율 성장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이미1,2월의 경기가 지난 연말보다 수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초의 경우처럼 급격하게 수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어쨌든 日本과 유럽국가들이 죽을 쑤는 가운데 유독 미국 혼자이같은 고율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 자체가 상당히건강해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난 4.4분기 성장의 내용을 봐도 건실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소비가 4.6% 증가한 반면 기업투자는 무려 22.1%의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지난해 여름 내내 경기논쟁을 일삼던 미국 언론들도 최근 들어 태도가 달라졌다.오히려 경기과열 조짐을우려하면서 인플레 대책을 둘러싸고 여론을 저울질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 미국경제는 인플레문제를 둘러싼 정책선택이 경제분야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할 전망이다.
물론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쪽에서는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인플레가 일 가능성을 예견하고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조심스럽게 펴왔으며 실제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지난달 4일 단기금리를 0.25% 올리기도 했다 .
이때만 하더라도 그린스펀이 열세였다.갤브레이스 교수 같은 경제학자는 신문기고를 통해『중앙은행이 경기를 죽이려 한다』며 긴축정책을 통박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4.4분기 성장률이 7.5%로 발표되는 마당에 경기과열.인플레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더구나 최근들어 물가지표들이 상당한 불안 요인들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 긴축정책을 반대해 온 클린턴대통령과 그의 경제측근들도 제한된 범위안에서나마 인플레 대책에 동의할 수 밖에 없도록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이미 월스트리트에서는「조만간 중앙은행이 소폭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이 정설로 통하고 있으며,채권이나 주식의 가격동향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결국 미국의 금리가 어떻게움직여 나갈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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