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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애인 수영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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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체 장애인들이 한강을 헤엄쳐 건넌다. 25일 오전 11시 한강 잠실지구(잠실대교 선착장 관리소 옆)에서 뚝섬지구(축구장 앞)까지 1.6㎞ 구간에서 열리는 '제1회 장애인 수영 한강 건너기 대회'에서다. 40명의 장애인이 한강 횡단에 도전했다. 일반인 수영대회에 장애인이 참가한 적은 있었지만 장애인들만 출전하는 수영대회는 처음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서울시장애인수영연맹(회장 우순옥) 김성호 전무는 "장애인도 일반인과 똑같이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대회 배경을 설명했다. 출전 선수 전원이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박한 꿈을 실현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했다. 지난해 말 한강사업본부에 장소 사용 신청을 했으나 '참가자 책임 보험을 들어 오라'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보험사 중 어느 곳도 보험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닌 끝에 가까스로 한 외국계 보험사에 가입해 지난달에야 겨우 대회 허가를 받았다. 사고에 대비한 인명구조요원도 구해야 했지만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왜 죽으려고 하시느냐"는 황당한 대답을 들었다. 대한인명구조협회로부터 50명의 구조인력과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대회 무산 위기를 넘겼다.

김 전무는 "장애인에게 수영은 최고의 운동"이라며 "수영으로 몸 균형을 잡을 수 있고,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수영연맹에 등록된 선수만 500명이 넘을 정도로 국내에도 장애인 수영 인구는 많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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