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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억지웃음 야 웃음참기/통합선거법 통과에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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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겉으론 환영…“여 프리미엄없다” 바짝 긴장/여/“YS결단평가”… 여권 물갈이 영향에 신경/야
우리 선거풍토·정당활동의 근본을 바꾸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안」이 마련되자 여야의원들은 새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민자당의원들은 통합선거법에 대해 대체로 이중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개적으로는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의지의 가시화』 『의정사의 쾌거』(하순봉대변인)라는 등 대환영하고 있으나 속으로는 걱정·우려가 앞선 나머지 불평불만도 적지 않다.
『이제 여당 공천장을 받을 이유가 없게 됐다』
『이래가지고 과연 재집권할 수 있겠는가』 『명분과 체면(정치개혁 제도화) 때문에 야당에 안방살림을 다 내준 셈』이라는 등의 탄식과 한탄은 비단 민정·공화계뿐 아니라 민주계 입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의원들은 그러나 인상만 찡그리고 있을 겨를이 없다고 말한다. 사정이 악화된 만큼 더욱 분발하지 않으면 안되며,머리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박정수의원은 『이제 그야말로 국민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며 『돈으로 당원을 확보하는 방법은 더이상 통용될 수 없으므로 지역·국가적 문제에 관해 정곡을 찌르는 정책개발,당원들의 참여의식을 고양하는 각종 프로그램 개발 등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구의원도 『중진이라고 과거처럼 명성하나만 믿고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큰 코 다칠 것』이라며 『지역별·직능별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민의를 기민하게 포착하고 여당의원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그것을 정책으로 잘 반영하면 호응획득으로 물론 조직강화의 이득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희태의원은 『여당 프리미엄이 없어졌다는 말은 여야후보간 조건이 같아졌다는 것이지 조직이 없어졌다는 얘기는 아니므로 앞으로 조직관리에 더 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오·손학규의원은 『양위주가 아닌 질중심의 조직과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원·유권자와 인간적인 신뢰관계 형성,부단한 연구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그러나 이런 안목을 갖추지 못할 경우 지나치게 지역에만 매달리고 돈을 더 들여 사조직을 만드는 사람이 나올수도 있는 만큼 4년내내 돈쓰고 선거운동하는 것과 다름없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민주당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자금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과거와 별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바람에 문희상 대표비서실장은 『표정관리하는데 애를 먹겠다』면서 싱글벙글하고,『본회의에서 법이 통과한 뒤에는 「김영삼대통령 만세」를 외치고 싶었다』고 김 대통령의 결단을 평가했다. 이협의원은 『과거엔 여당이 돈 있는 사람을 당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공천했으나 이제 달라질 것』이라며 『결국 물갈이에 대비한 개정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민주당의원들은 이런 여파가 일부 다선 야당의원들에게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의원들은 한편으론 선거기간을 전후해 여러가지 활동이 제약되는 만큼 새로운 선거 기법을 개발하는데 골몰.
민주당은 연청 등 기존의 청년조직외에 여성조직 등도 강화할 생각. 또 여성문화센터를 개설해 평소 지역구민에 대한 접촉기회를 늘릴 수 밖에 없다는데 입을 모았다.
한편으론 『선거에 따른 재정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야당후보들이 난립해 표분산 효과도 있을 것』(이해찬의원)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야당의 과제라고 지적했다.<김진국·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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