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고려증권,현대자동차써비스와 대비된 몰락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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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대자동차써비스와 호남정유가 제11회 대통령배 전국남녀배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집중적인 투자와 혹독한 훈련만이 정상을 차지할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남자부에서 지난87년우승이후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현대차써비스는 막 대한 돈을 들여 그동안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스카우트,초호화 멤버를 구축했다.
이때문에 배구계에서는 현대차써비스 16명의 선수를 두팀으로 나눠도 두팀 모두 호화멤버의 팀컬러를 자랑할 수 있다는 평가를서슴지 않았다.
현대차써비스는 키. 체력의 우세를 바탕으로 최고의 공격수인 河宗和를 비롯,6명의 현역 국가대표선수들을 풀가동하는 정면돌파작전으로 나서 노련한 세터 李京錫의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속공토스를 이용한 시간차공격과 鄭義卓.李裁旭의 블로 킹으로 맞선고려증권에 압승을 거뒀다.
반면 고려증권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최고의 세터 이경석을 선두로 張允昌.柳重卓. 정의탁.李在必등 前국가대표들을 보유,84년 창설대회이후 2연패를 비롯,6회(88년).7회(89년)등 지난해까지 다섯차례 우승을 차지한 강호.
그러나 고려증권은 이후 승승장구에 자만,장윤창.유중탁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인색해 신인선수 스카우트에 소홀함으로써극심한 선수난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선수들도 노쇠,체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고려증권이 3차대회에서 주전들을 빼고 져주기 추태를 연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그런 속사정 때문이다.
따라서 하종화의 군입대예정인 내년 4월까지는「공격배구시대」를선언하고 나선 현대차써비스의 독주가 예상된다.
여자부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면모로는 결코 우위라 평가할 수 없지만 수비만큼은 아무도 따를수 없어「수비배구의 대명사」호남정유가 예상대로 우승했다.
金哲鎔감독을 중심으로 선수전원이 신앙심으로 똘똘 뭉친데다 철저한 훈련을 통한 그물수비가 특징이며 여기에 국가대표 부동의 세터 李到禧의 번뜩이는 재치와 朴水晶.張潤喜의 영악한 비껴치기가 돋보였다.
〈金仁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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