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값은 “껑충” 질은 “추락”/값내린 「솔」은 구경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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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가격체계 양극화로 중간대값 제품 없어/당국선 외제도 환경부담금등 부과 검토
최근 애연가들 사이에 담배에 관한 여러가지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값은 올랐는데 품질은 오히려 나빠졌고,유일하게 값이 내린 솔담배의 경우 살 수 없어 가격인하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담뱃값에 얹히는 세금·부담금이 외제 담배에 유리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비판을 받는 당사자인 재무부·담배인삼공사는 입을 모아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여론」과의 힘겨운 설득전을 펴고 있다.
당국은 올들어 담뱃값을 갑당 1백∼2백원씩 일제히 올리면서 유독 솔담배만은 5백원에서 2백원으로 값을 대폭 내렸다.
당연히 애연가들의 손길은 솔로 쏠렸다.
그러나 막상 이 담배는 사려야 살 수가 없다. 공급이 못따라가는데다 판매마진이 작은 솔 취급을 상인들이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연가들은 『솔의 값이 크게 내려간 만큼 품질도 나빠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공사측은 『마진이 줄지 않았는데 왜 품질을 떨어뜨리겠느냐』며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이번 가격조정으로 생겨난 또 하나의 불만인 『중간 값의 담배가 없어졌다』는 것에 대해선 공사측도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그같은 결과는 국산담배를 보호하기 위한 결과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관련,세금체계가 기본적으로 외국담배에 유리하도록 잘못 짜여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공사측은 「잘못된 오해」라며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현행 담배소비세는 갑당 무조건 40원(2백원 이하짜리) 또는 4백60원(2백원 초과 담배)이 붙는 「종량세제」다.
따라서 1천원이 넘는 외국의 고급담배도 세금은 7백∼8백원짜리 국산과 똑같은 4백60원이다.
이 때문에 『국산이 더 불리하다』는 지적과 함께 세금이 값에 비례하는 「종가세」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종가세로 바꾸려면 값싼 외국담배가 들어올 때 가격인하에 한계가 있는 우리 담배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돼 견딜 수 없다는 것이 당국이 설명하는 종량세 채택의 이유다.
그래서 일본이나 대만도 우리와 같은 종량세를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부터 국산담배에 갑당 20원씩의 부담금을 물리면서 외제에는 안 물리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부담금이 현재는 우리 경작농가 지원 등에 쓰이고 있으므로 지금 당장은 외제 담배에 같이 붙이기가 어렵지만 앞으로 환경·보건사업 등을 위해 외제담배에도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당국은 밝혔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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