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변수 또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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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28일의 전쟁'이 이틀만 남았다. 16일로, 박근혜 후보가 지난해 6월 16일 당 대표직을 떠나면서 한나라당이 사실상의 경선 국면에 돌입한 지 426일이 지났다. 1년이 넘는 먼 길을 달려온 마라톤 선수 두 명이 결승선을 앞두고 경기장 트랙에서 활극에 가까운 막판 스퍼트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이명박 후보가 앞서 있다.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6.6%포인트(SBS.16일), 7.3%포인트(한국일보.15일)였다. 이 후보 캠프는 이틀만 버티면 승리한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하지만 막판 분위기는 이런 기류와 차이가 있다. 특히 도곡동 땅 문제를 사이에 둔 검찰과 이 후보의 격돌이 심상치 않다. 그래서 '검증의 힘'을 앞세운 박 후보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머릿속에 그린다. 결국 17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지역 합동유세회가 승리를 향한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서울지역엔 전국 최대인 4만7표가 걸려 있다.

지난 426일간의 경선전엔 숱한 고비와 굴곡이 있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진 뒤엔 두 후보 간의 사생결단식 대결이 이어졌다. 특히 두 후보를 웃고 울린 건 '조직'과 '바람' '검증'이란 3대 변수였다.

지난해 "대표를 지내 조직에서 앞섰다"고 장담했던 박 후보는 조직력의 상징인 대의원.당원에서 이 후보에게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한때 50%를 넘는 지지율을 뽐내며 "국민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했던 이 후보는 반대로 국민참여 선거인단에서 고전 중이다. 경선전의 아이러니다.

선거 막바지인 8월 들어선 외생변수들이 경선전을 좌지우지했다.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사태와 남북 정상회담 합의라는 대형 이슈 때문에 박 후보의 추격전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경선을 1주일 앞두고 전격 발표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는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후보는 도곡동 땅을 겨누고 있는 검찰과 마지막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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