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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쉼] ‘골반 바지’가 잘 어울리는 아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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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 조이기:허리를 똑바로 펴고 깊은 결가부좌를 한다. 허리를 옆으로 굽힌다. 반대편도 3회 번갈아 한다. 엉덩이를 조여 효과를 높인다. [모델=박묘행 체형운동사]

‘처녀는 엉덩이, 아줌마는 방뎅이?’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체형을 바꾸는 분수령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신체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는 골반. 골반 뼈들을 붙들고 있는 인대와 건(힘줄)이 늘어난 상태에서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비틀린 채 굳어 몸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다. 출산 뒤 몸매가 망가지는 것은 물론 건강에도 적신호가 오는 것이다. 여성 골반 변형의 원인과 이를 바로잡는 체조를 소개한다.

글=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관절염·어깨결림·요통 원인

 골반은 생식기를 보호하고 있는 일종의 바구니다. 부채처럼 펼쳐 있어 위로는 척추를, 아래쪽으론 고관절과 연결돼 교각을 이어주는 상판 역할을 한다. 이 단단한 골격을 무장해제시키는 것이 임신과 출산이다. 아이를 갖게 되면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인대가 느슨해지고, 출산으로 좌우가 벌어진다.

 골반에서 대퇴골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모습은 역삼각형이다. 엉덩이에서 늘씬한 다리로 이어지는 하트처럼 생긴 젊은 여성의 뒤 자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출산 후 골반이 쉽게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세가 나쁠 경우 틀어진 채로 굳어 좌우의 대칭이 깨지기도 한다. 골반 주변의 요선관절(요추와 선골을 이어줌), 선장관절(선골과 장골을 이어줌), 치골결합(좌우치골을 이어줌), 고관절(장골과 대퇴골을 이어줌)이 최소 2∼3㎜, 최대 2∼3㎝ 정도 간극이 생기면서 틀어지고 벌어진다.

 골반 틈 사이로 내장이 처지면 똥배

 출산 뒤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체형의 변화다. 우선 하트 모양을 지지하는 인대가 느슨해지고, 골반이 벌어지면서 엉덩이가 커진다. 또 벌어진 골반 때문에 내장이 처져 아랫배가 볼록 나온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아랫배가 들어가지 않는 사람은 변형된 골반을 의심해 볼 만하다.

 후천성 O자형 다리가 될 수도 있다. 골반이 벌어지면 연결된 대퇴골도 덩달아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체중을 장기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무릎 한쪽에 하중이 걸리면서 조기에 퇴행성 관절염이 올 수 있다. 특히 체형의 변화는 보상작용으로 어깨결림이나 요통을 부르기도 한다.

 틀어진 골반으로 주변 혈액순환과 근육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온다. 근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도 순조롭지 않아 만성피로·냉증·생리불순 등 부수적인 질환을 얻는다. 하체 부종도 대표적인 증상. 혈류가 정체돼 하반신에 노폐물이 쌓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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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 2주 뒤부터 체형 교정 운동해야

 먼저 골반이 얼마나 틀어져 있는지 점검해 보자. 무릎을 꿇고 앉았을 때 한쪽 무릎이 앞으로 나가 있거나, 누운 상태에서 바닥과 발끝의 각도가 양쪽이 다르면 골반의 균형이 깨져 있는 것이다. 또 골반이 틀어진 사람의 옆구리 라인을 유심히 보면 좌우가 다르고, 엉덩이도 비대칭으로 보인다. 이런 사람은 균형감각이 떨어져 눈을 감고 서 있으면 1분도 안 돼 비틀거린다.

 골반 교정의 원칙은 골반 주변의 인대와 힘줄, 그리고 근육의 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것. 이를 위해서는 출산 2주 뒤부터 가벼운 체형교정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특히 4주 후부터는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간다. <사진>에서 보는 것 이 외에도 하체의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좋다.

 골반을 조여 주는 것도 한 방법. 고무벨트를 이용해 골반을 단단하게 조인다. 벨트 위치는 허벅지 위쪽 옆 뼈가 튀어나온 곳이다. 이때 벨트 하나를 더 준비해 벌어진 무릎 둘레를 감아 주면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골반이 틀어져 O자형 다리가 됐다면 도마뱀 체조를 권한다. 틈나는 대로 벽에 손을 대고 한쪽 무릎을 올려 벽을 민다. 움직이기 쉬운 쪽은 3회, 힘든 쪽은 1회 정도 실시한다.

<도움말=강남경의한방병원 이경섭 교수(부인과), 차병원 기태교 교실 김무진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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