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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인터뷰>떼강도에 마음 쫓기는 김화남 경찰청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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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치안총수 지휘봉을 잡은지 5개월째의 金和男 경찰청장이 요즘 취임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방범 비상령속에 3인조 떼강도사건이 줄을 이어 「치안부재」에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경찰관들의 비리.
독직사건까지 불거져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할 지경이다.
다행히 3인조강도는 범인들이 속속 검거되면서 한고비는 넘겼다지만 이를 모방한 크고 작은 범죄가 전국적으로 계속 일어나고 있어 긴장을 잠시도 풀수가 없단다.
金청장은 기자와 마주하자마자 『3인조강도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줘 경찰청장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15만 경찰의 명예를 걸고 국민들이 범죄로부터 두려움없이 편안하게 생업에종사할수 있도록 기필코 치안을 확립하겠다』는 다 짐을 굳게 했다. 金청장을 만나 치안과 경찰의 현주소에 대해 들어보았다.
-떼강도사건이 조금은 주춤해졌지만 범인검거가 다짐만큼 제대로되지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입니까.
『최근 서울지역에서 일어난 17건의 3인조 강도사건은 밤과 낮을 가리지않고 범행대상도 빌딩사무실이나 주유소.여관.금은방등현금취급업소와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또 범행때 지문이나 다른 증거를 전혀 남기지 않을뿐 아니라 피해자가 당황한 나머지 범인의 인상착의를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신고마저 늦어 현장검거나 도주로 차단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다 모방범죄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수사에 더욱 어려움이 많습니다.그러나 사무실 5개소를 턴 3인조등 모두 10건에 22명을 붙잡으면서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경찰은 완벽한 민생치안을 이루겠다고 장담하지만 문민정부 들어 오히려 체감치안은 더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3년간 전체범죄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만 체감치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살인.강도.강간등 강력범죄는 지난해 말부터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력사건이 증가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90년 「범죄와의 전쟁」기간에 구속됐던 범죄조직들이 형기를마치고 속속 출소해 이들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전과자들에 대한 냉대로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연말연시와 설날을 맞아 생활자금마련을 위해 쉽게 범행을하고 있는 것입니다.참고로 강력사건의 경우 재범률이 70%를 넘고 있어요.』 -결국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출소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씀인데 이에대한 방안은 마련하고 있습니까. 『사실 출소자들의 재범 악순환은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경찰에서는 우범자 관리규정에 따라 중요 전과자들에 대해 담당형사를 지정해 관찰하고 선도하는등 특별관리해 재범을 막고 재활의지를 북돋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법무부와 협조체제를 갖추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출소자 관리가효율적으로 되려면 출소전 미리 해당 경찰서로 명단을 통보해 사전관리가 돼야합니다.』 -「경찰조직내에 뇌물.상납이라는 단어를없애라」는 것이 청장 취임후 지휘지침 1호였습니다.그러나 서울송파경찰서 떡값파동등 아직도 일선에서는 여전히 부정이 행해지고있는 실정입니다.
『경찰이 공권력을 당당하게 행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위해서는 깨끗한 경찰이 돼야합니다.그러나 아직도 일부 경찰관들이 변화와 개혁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못하고 구태의연한 사고와 행태에 젖어있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새정부출범이후 깨끗한 경찰상을 정립하기위해 지난해 전년대비 70% 많은 2천7백48명을징계조치하는등 자체 사정활동을 강력히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관내 업소를 돌아다니며 돈을 주지않을 경우 신고가 들어왔다는 핑계를 대고 뒤지는 등의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듣고있습니다.앞으로 이같은 행태가 적발되면 공직에서 완전히 추방할 생각입니다.』 -청장을 비롯한 경찰 상층부에서는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그같은 개혁의지가 하위직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 아닌가요.
***올핸 의식개혁 주력 『사실 오랫동안 체질화돼 있는 것을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의식과 행동이 동시에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사정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의식개혁에 노력을 쏟을 계획입니다.경찰교육기관은 물론 지방청별로도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교육할 예정입니다.』 -1백80일 범죄소탕작전후 곧바로 제2차계획이 실시되는등 계속되는 특별근무로 일선경찰들이 지칠대로 지치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데 사기진작책은 있는지요.
『물론 일선 경찰들이 피로에 지쳐 고생하고 있는 것을 잘알고있습니다.그러나 범죄가 날뛰는데 피곤하다고 경찰이 쉴수는 없습니다.국민들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경찰이 더 열심히 해야합니다.
부족한 수사활동비를 대폭인상하고 사기를 높이기위해 9년이상 근무한 사람에 대해 경장에서 경사까지 자동승진토록 했고 경위승진도 시험으로만 가능하던 것을 심사로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앞으로 순경출신이 경찰의 근간을 이루도록 많은 배려 를 하겠습니다.』 -완벽한 민생치안 확립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치안확보는 국민이 경찰에 부여한 임무이자 국민과의 약속입니다.우리 경찰은 이같은 국민들의 1차적인 요구에 부응하도록 전경찰관이 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4천만인구가 사는 우리 현실에서 범죄를 경찰만이 맡는다는 것은 역부족인게 사실입니다.시민과 함께 범죄에 대처해야할때인 것입니다.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신고는 바로 범죄예방.검거와 직결된다는 얘기죠.시민신고가 절실한 때입니다.
또 수사분야와 과학수사장비확보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수사활동비의 경우 91년부터 동결됐습니다.갈수록 범죄가 지능화돼가는 점을 고려할때 수사경비도 전보다 많이 소요되는 현실입니다.』 -첨단과학수사장비는 돈이 많이 들텐데 예산확보 방안은 있습니까.
***수사 科學化에 전력 『이번 떼강도사건을 통해서도 뼈저리게 느낀 것이 과학수사장비의 부족입니다.첨단컴퓨터 장비등을 갖출수 있도록 정부예산중 예비비를 빌려서라도 부족한 장비를 확보할 생각입니다.』 金청장은 『경찰이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국민들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가슴아프다』면서 『앞으로 이같은 쓰라린 과거를 극복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鄭載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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