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TV시청 밤 10∼11시 집중/방송위,연소자 시청경향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성인프로 즐겨본다/과외공부등으로 귀가 늦어진 탓/청소년물 편성시간대 조정 필요
청소년들이 저녁 청소년 대상 TV 프로보다 심야의 성인용 프로를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나 TV 편성시간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j정임 방송위원회 선임연구원 등 3명이 최근 발표한 『어린이·청소년과 방송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부산·광주 3개 도시의 초·중·고생 9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평일의 경우 중·고생은 오후 10∼11시에 가장 많이 TV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시청률 36.4%). 반면 오후 7∼8시,8∼9시의 시청률은 각각 24.2%와 26.7%로 이에 크게 뒤졌다.
특히 고교생의 경우 오후 10∼11시의 시청률이 급격히 늘어 48.9였으며 오후 11시 이후 TV를 보는 경우도 20%에 이르렀다. 주말에는 오후 7∼9시대의 시청률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방과후의 학원수강·과외 등으로 초·중고생의 귀가와 취침시간이 늦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청소년들이 오후 7∼8시에 집중돼있는 청소년대상 프로보다 드라마 등 심야시간대 성인대상 프로를 즐겨본다는 조사결과는 「성인용 프로의 심야시간대 편성」이 청소년에 대한 TV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는 커녕 늘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이는 청소년이 좋아하는 TV 프로에서도 확인되는 것으로 『특종! TV연예』 『폭풍의 계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상 MBC­TV),『연인』(KBS­2TV) 등이 인기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어린이의 경우 오후 5∼6시,6∼7시의 시청률이 각각 43.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편성과 실제 시청이 비교적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오후 8∼9시(32%),오후 7∼8시(26.7%)도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국교생들은 『아벨탐험대』(KBS­2TV),『미래용사 볼트론』(MBC­TV),『쾌걸조로』(SBS­TV) 등 어린이용 만화영화를 가장 즐겨봤으나 고학년의 경우 『특종! TV 연예』 『한바탕 웃음으로』 등 저녁시간대의 쇼·퀴즈프로를 자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시청 동기에 대해서는 초·중·고생들 대부분(78.3%)이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응답,오락추구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으며,「좋아하는 탤런트나 가수를 보기 위해」라는 응답도 절반에 이르렀다.
이들은 평일 1∼2시간씩 TV를 보는 경우가 절반에 이르렀고 3시간이상 시청하는 경우도 21%나 됐다.
TV 시청시간이 많을수록 무료함을 해소하거나 오락을 위해 TV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관련,연구자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TV의 유쾌한 영향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방송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방송사는 어린이·청소년 프로의 편성시간대를 재검토해야 하고 부모들은 적절한 TV시청 지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곽한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