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측 "경선 4일 앞두고 검찰이 정치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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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측은 검찰의 입장 발표를 불쾌해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검찰은 증거와 법률로 말하면 된다"며 "가정을 전제로 말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스스로 구분해, 공개하는 것이 옳다면 스스로 (공개)하면 되는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면' 뭔가를 공개하고, '비난을 하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겠다는 게 과연 제대로 된 검찰의 태도냐"고 힐난했다.

캠프 내부에선 "검찰이 협박하는 거냐"는 격앙된 반응들이 터져나왔다. 한 관계자는 "경선을 불과 며칠 남겨놓고 검찰이 정치적 흥정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개적으로 검찰에 대한 감정적 대응을 보이는 것은 자제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거칠게 대응하면 검찰이 또 확실치 않은 내용으로 의혹을 부풀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추가로 뭔가를 공개할 경우 이 후보가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도곡동 땅과 이 후보는 100% 무관하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 캠프는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검찰이 신속히 모든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대변인은 "검찰은 즉각 이상은.이병모.이영 씨의 진술과 이상은씨의 금융거래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 검찰이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이명박 후보가 본선에 나설 때까지를 기다린 뒤 공개하려 한다면 그야말로 정치검찰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사건 관련자의 명예에 비해 사안의 공공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수사 상황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캠프 상황실장도 "이 후보 측이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의 발표를 무시하며 반발하는 태도를 보인 것부터가 잘못"이라며 "검찰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한나라당 경선일인 19일 이전에 도곡동 땅의 진실을 다 공표해야 한다"고 조속한 수사 재개를 요구했다.

김정하.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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