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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물에 채소도 말라죽어-본사기자 현지르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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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영산강도 낙동강 못지않게 오염돼 있다.
14일 오후2시30분 광주시서구유덕동 하수종말처리사업소 정문앞. 광주천 제방밑에 설치된 대형콘크리트관에서 시커먼 폐.하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영하의 날씨속에서도 악취가 코를 찌른다.
영산강의 최대오염원인 광주의 생활하수가 목포시의 상수원이자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으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부유물질(SS)이 기준치(각각 30PPM)의 네배나 되는 1백20PPM이상의 폐수원액(?)그대로 방류되고 있는 것.광주의 하루 생활하수발생량은 45만t인데 비해 하수종말처리용량은 풀가동해봤자 33만t에 불과하기 때문.
金判東소장은『전혀 처리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양이 현재 하루 12만t이지만 하수발생량 증가로 3년안에 35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97년초로 계획된 시설확장완공전까지는 뾰족한 대책이없다』고 밝혔다.담양군용면 추월산줄기 龍沼에서 물줄 기가 시작되는 영산강은 광주지역 생활하수유입으로 광주천과 합류하는 지점을 경계로 수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환경청관계자는『상류에서 1.4~2.6PPM이던 BOD가 하류극락교부근에선 10.4PPM으로 크게 떨어져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5급수가 되고 있다』고 한탄한다.농민 朴亨根씨(52)는『강물로는 채소가 말라죽어 지하 50m밑에서 물을 뽑아 봄 무를 키우고 있다』며『오수에 비교적 강한 미나리마저 지하수를 사용한지 오래 됐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영산강의 대표지점인 나주시남산동 나주교 부근.
광주천합류지점으로부터 40여㎞를 흐르며 자정작용을 한 결과 BOD가 4.5PPM으로 떨어지지만 한강(노량진).금강(부여)의 3.1PPM,낙동강(물금)의 3.4PPM보다 월등히 높아 영산강이 전국 4대강중 수질오염이 가장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곳 이다.4㎞를 더 내려가 10여년전만해도 주민들이 장어등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온 구진포에 이르면 또다른 강의 몸살을느낄 수 있다.주민들은『81년 영산강하구 둑 건설후 바닷물이 못들어오고 오염된 강물이 제대로 바다로 빠져 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물이 썩고 물고기가 자취를 감췄다』고 입을모은다.
영암.함평.무안등의 소.돼지.닭사육농가에서 배출하는 축산폐수는 대부분 정화처리되지 않은채「똥물」그대로 하루 5천8백여t씩영산강에 흘러들고 있다.이처럼 생활하수및 축산.공장폐수로 뒤범벅된 영산강 하류 물을 하루 약10만t씩 끌어다 2 6만 목포시민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무안의 몽탄정수장.
정수장측은『원수의 BOD가 연평균 3.4PPM으로 상수도용으로는 최하급(3급)이고 정수처리한 물의 암모니아성 질소농도가 1.4PPM으로 기준치의 약 세배에 이르고 있다』고 밝혀 목포수돗물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光州=李海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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