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댁의 변액보험 요즘 안녕하십니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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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면서 실적배당형 보험인 국내 변액연금보험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는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일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하락폭이 크다. 그나마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증시가 출렁일 때는 ‘펀드 갈아타기’를 고려해 볼 만하다”며 “일반 펀드와 달리 수시로 펀드를 갈아탈 수 있는 변액보험의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 투자냐, 안정성 챙기기냐=변액보험은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과 같은 노후 대비용 연금상품이다. 최소 10년 이후를 내다봐야 한다는 점에서 수익률보다 안정성이 우선이다. 그러나 국내 변액보험의 경우 고수익을 위해 주식 편입비율이 높은 편이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외국계 생보사들이 파는 변액연금의 주식 편입 비중은 60~96%에 달한다. 증시 활황기에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지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보험사에서는 나중에 연금을 지급할 때 원금을 보장한다는 조건만 강조한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생기면 회사가 그 손실을 물어줘야 하고, 이로 인해 보험사가 지급 불능에 빠지면 고객들은 원금까지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하나은행 백미경 성북동지점장은 “원금 보장이 된다 해도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형 상품인 만큼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의 실적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ila.or.kr)의 보험상품 비교 공시 사이트에 들어가면 각 보험사가 운용하는 펀드별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갈아탈까 말까=변액보험은 주식형·채권형 등 몇 개의 펀드 가운데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펀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엔 선택할 수 있는 펀드가 늘어나 해외펀드는 물론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펀드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연 12회까지 펀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증시가 호황이면 주식형을,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 싶으면 보다 안전한 채권형으로 바꾸는 식이다. 혹은 최근처럼 해외펀드가 불안하다 싶으면 국내 주식형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고객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보험에 가입할 때 선택한 펀드를 그대로 유지하는 성향이 있다”며 “고객 스스로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은 챙겨봐야=변액연금보험은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세제 혜택이 없다.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해야 보험 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면제받는다. 또 같은 상품이라도 보험사에서 가입할 때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할 때 차이도 있다. 예컨대 변액연금보험을 은행 창구를 통해 가입했다면 원래 상품에 딸린 특약만 가능하다. 암 보장 등 다양한 특약을 선택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설계사를 통하면 보험료 가운데 펀드 투자 비중과 특약으로 보장받는 보장보험 비중을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특약을 자유롭게 조합하거나, 특약 내용을 바꿀 수도 있다.

안혜리 기자

◆변액보험=변액연금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뗀 나머지를 펀드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이다. 투자 실적이 좋으면 사망할 때 받는 사망보험금과 중도 해약할 때 돌려받는 해약환급금이 늘어난다. 반대로 투자 실적이 나빠지면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또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도 해약만 안 하면 사실상 원금을 보장한다. 운용 실적이 나빠도 가입자가 연금 개시 전에 사망하면 그 시점까지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최저사망보험금으로 보장해 주고, 생존 시에도 일단 연금이 개시되면 투자 손실과 무관하게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되돌려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예금의 예금자 보호와는 다르다. 은행은 파산해도 1인당 원리금 5000만원까지 정부에서 보장해 주지만 변액보험의 최저 적립금은 보험사가 망하면 고객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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