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못 받은 미국 대학 학사로 기업인 2명, 국내서 석사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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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학위 인증기관에 등록되지 않은 퍼시픽 웨스턴대에서 학위를 받은 기업인 두 명이 각각 고려대와 한양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대학은 진상조사를 벌여 학위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 겸 단국대 교수도 이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는 14일 S저축은행 L회장(45)이 퍼시픽 웨스턴대 졸업장을 토대로 1994년 고려대 정책대학원에 입학, 97년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개했다. L회장은 2000년 건국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고려대 조정남 정책대학원장은 "최근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교수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건설사인 K기업 S 회장(56)도 퍼시픽 웨스턴대 경영학 학사 학위를 이용해 92년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 측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교수회의를 열어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강기헌 기자

◆퍼시픽 웨스턴 대학=미국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위 인증기관에 등록돼 있지 않으면서 졸업장을 주는 '졸업장 공장(diploma mill)'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은 최근 "인가 받지 않은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 대학원에서 정상적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더라도 석사학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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