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먹는 사람은 술삼가라-서울의대 신상구 교수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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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망년회 자리에서 술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평소 지병이 있어 약을 계속 먹는 사람도 「뭐 별일 있을라고」하면서 술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약먹는 사람이술을 함께 마셨을때의 문제를 소개한다.망년회에서 술을 회피할수있는 효과적인 핑계거리도 될 것이다.
서울大의대 申相久교수(약리학)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술을 마시면 서로 작용해 약효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큰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약먹은 후 술 마셨을때 누구에게서든,언제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약만 해도 거의 대부분의 신경안정제,당뇨병약,정신과 약물,콧물.알레르기약(항히스타민제),제3세대 세파系 항생제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신경안정제나 항히스타민제,정신과 약물이 술과 만나면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크게 강해져 과량을 먹은 것과 같이 심하게 졸리고 몽롱해진다.맥주 한잔만 먹어도 운전은 물론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황에 빠질수 있는 것이다.한잔 술에도 추운 길거리에 쓰러져 자는 불상사가 생길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뇨병약은 술과 함께 먹으면 작용이 지나치게 강해져 혈당이 높은 당뇨병환자가 오히려 혈당치가 정상보다 심각하게 낮은 저혈당에 빠질수도 있다고 申교수는 밝혔다.
제3세대 세파系 항생제나 혐기성 세균치료제인 메트로니다졸은 술이 정상적으로 대사되는 것을 억제해 숙취를 심하게 만든다.
평소 주량대로 먹었는데도 골치가 아픈등의 숙취현상이 더욱 심하고도 오래 간다는 것이다.
특수한 경우지만 간질병 환자는 원래 술이 나쁘기도 하나 페니토인이라는 간질약과 술을 함께 먹으면 눈이 돌아간다든지 걸음걸이가 지극히 불안정해지는등의 심한 부작용이 나타나 술은 절대금물이다. 특히 주의할 점은 자신이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를 모를 때다.申교수는 『자신에게 내려진 처방이 뭔지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문제』라며 『예로 위궤양 환자나 고혈압 환자의 처방에도 신경안정제가 들어있는 수가 많은데 본인은 전 혀모른채 술을 마셔 화를 자초하는 일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밖에도 대부분의 약은 술과 함께 먹을때 개인차는 있지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약먹는 사람은 술을 삼가고 주변에서권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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