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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알선 누비는 아이디어 중기들-이색상품.품질로 세계진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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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 ○… ○… ○… 오는 30일은 제30회 무역의 날이다.「輸出立國」의 기치를 내걸고 해마다 이날이 되면 성대한 잔치를 벌여왔지만 올해 「30회 생일」을 맞는 무역업계의 표정은 그리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올해 수출목표는 8백35억달러.
금리.임금.환율 등 경쟁국들보다 나을 것 없는 여건 속에서 아무리 노력해봐도 실적은 목표보다 8억달러 모자라는 8백27억달러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 …○ …○ …○ …○ 그러나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안된다고 하지만 독자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어디로나 수출을 하고 있다.바이어들의 눈에 확 띄거나 믿을만한 품질을 갖추면 굳이「총체적인 경쟁력」을 탓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실 제로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경기침체를 딛고 수출을 늘려가고 있는 것도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개발 덕분이라할 수 있다.
日本人들만의 독특한 기호에 맞춘 이색 상품을 만들어 그 어렵다는 日本시장을 파고드는데 성공한 기업도 적지 않다.
日本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만들어 수출하는 百合社(사장 尹衡重)와 日本 가정에서 종교 수양에 사용되는 佛壇을 제작하는 韓日交易(사장 姜永雄)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70만달러를 수출한 百合社는 기모노에 관한한 日本내에서도 가장 까다롭다는 교토(京都)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한벌에 4백만~5백만엔씩 받고 있는데 이 정도면 日本에서는 최고가다. 또 韓日交易은 지난 15년동안 불단 하나로 日本 시장을 파고들어 올해에만 약 1천3백만달러어치의 수출 실적을 올리게 됐다.불단은 日本 불교신자들이 가정에서 수양도구로 사용하는종교용품으로 대웅전을 본뜬 단상의 불상을 중심으로 좌우 에 조상의 위패를 각각 모시는 가정용 제단이다.
첨단기술을 개발해 상품화에 성공,수출 전선을 누비고 있는 기업도 많다.초음파 영상 진단기를 국산화해 수출하고 있는 (주)메디슨(대표 李珉和)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 공학박사7명이 모여 만든 전형적인 벤처기업이다.「소노에이스」 라는 자체 브랜드로 러시아.유럽.남미.중동에 집중적으로 진출,올해는 지난해의 두배가 넘는 2천4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메디슨의 明榮喆 기획부장은『내년엔 컬러 영상을 보여주는첨단모델을 개발해 국제시장에서 쌓은 하이테크 제품의 명성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식기.주방기구에 정열을 기울인 기업들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정코아(대표 鄭海鎭)는 종업원 20명의「진짜 중소기업」이면서도 크리스틀 식기.유백색 식기등 유리식기 하나만으로 올해 1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
자체 생산공장 없이 10개 하청업체를 제품별로 특화시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인데 모든 제품에 「다이너스티」라는 자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최근 中東지역에서는 英國의 파이렉스,프랑스의아코팔,美國의 코닝등 세계적 일류브랜드들을 물 리치고 단연 명품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다.
우성셰프라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주)우성(대표 金明錫)도「KIM」이라는 자체 브랜드의 스테인리스 양식기로올해 1천8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내년 목표대로 2천만달러를 돌파하면 4년만에 수출 실적을 두배로 끌어올리게 되는 셈이다.서양 고전음악에 사용되는 현악기와 로큰롤.헤비메틀에 이용되는 전기기타도 수출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유니버샬악기(대표 鄭興吉)는 바이얼린.첼로등 현악기 전문업체로 고전음악 애호가들의 악기 수요가 많은 유럽 지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최근 동구권 국가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국제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지난 4월에는 中國에생산 기지를 설치해 반격에 나섰다.
또 지난 20년간 기타 제조에만 몰두해온 세인악기(대표 金傳洙)는 최근 유럽에 자체 브랜드 「세인」으로 전기기타를 수출하고 있다.또 美國에는 깁슨.팬더.아이바네즈등 세계 일류 기타 생산업체들을 통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형 수 출을 하고 있다.올해 수출목표는 1백만달러고 내년에는 두배인 2백만달러를목표로 잡고 있다.4~5년을 주기로 통기타와 전기기타가 번갈아시장을 주도하는 기타 업계의 흐름을 잘 읽어 시장공략을 해온 덕분에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수도꼭지 하나로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주)성진,사양산업이 돼버린 모조 장신구를 고집하면서도 자체 브랜드로호황을 타고 있는 靑一貿易,면도날로 세계적인 상표인「질레트」에매섭게 도전하고 있는 正安金屬,펌프케이스에 관한한 세계 최고를자랑하는 海岸기계(주)등도 아이디어와 기술로 수출 일선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 기업들이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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