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전투기 소요 과대산출/KFP 관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적정수보다 17∼86대 늘려 예산낭비/나병선의원 감사원 보고서 분석
한국형 전투기사업(KFP)과 관련한 국방부의 F­16기 소요판단이 북한의 공군력은 과다계상하고 우리 전력은 축소하는 등 부적정할뿐만 아니라 이같은 방법으로 산출한 숫자보다도 과다하게 F­16기 소요대수가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20일 국회 나병선의원(민주)이 감사원의 「전투기사업에 대한 감사요약」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한의 공군전력과 북한의 MIG­29기 도입전망을 판단자료로 분석할 때 F­16기의 적정소요는 최소 34∼최대 1백3대로 산출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F­16기 소요대수를 1백20대로 정해 적정대수보다 최대 86대,최소 17대나 과다계상,F­16기 국내 조립생산을 기준으로 최소 4천억원이 넘는 예산낭비의 요인이 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의 「KFP 획득소요판단 부적정」 항목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투기 소요판단을 위한 전력지수를 산출하면서 우리측의 구형 F­86(세이버) 및 10여대의 RF­4C(팬텀기를 개조한 정찰기)는 전력지수 계산에서 아예 제외시켰으나 F­86에 대한 북측의 대응기종인 MIG­15/17은 전력지수에 계상하는 방식으로 우리측 전력은 축소평가하고 북한측 전력은 과대평가했다. 또 전력향상을 위해 진행중인 F­4E(팬텀기) 성능개량사업은 전력지수계산에 일체 반영하지 않고 북한의 MIG­23/29에 대한 전력지수(전력을 지수로 환산한 수치) 계산에는 모두 5백16.24점을 과다계상했다.
또 전쟁발발시 연합작전을 펴게 되어있는 주한미 공군전력은 소요판단에 감안하지 않았고,항공기의 도태율을 우리측 항공기에는 높게 적용해 빨리 비전력화되는 반면 북한 항공기에 대해서는 낮은 도태율을 적용,전력이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평가해 소요를 과다계상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신예기 보유정보판단 부적정」 항목에 따르면 국방정보판단서의 2000년대 북한의 신예 MIG­29기 도입전망이 90년 2월에는 90여대,90년 12월에는 50여대,91년 월에는 30여대로 수시로 변해 일관성이 없으며 93년 2월에는 1백40여대로 크게 늘어났다.
감사원은 이처럼 소요예상 대수 판단에 일관성이 결여돼 KFP사업을 위한 기초자료 판단이 신뢰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북한의 MIG­29기 도입전망이나 항공기 전력지수 산출은 평가시점과 평가주체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어 감사원의 지적은 일방적』이라고 반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