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엔고 극복 日기업 전략-생산기지 대폭 해외이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엔高의 파도를 타넘어라.」 日本기업들이 엔高를 견뎌내기 위한 경영 전략을 짜내느라 여념이 없다.
현재 국제외환시장에서 엔貨는 달러당 1백6~1백8엔대 수준.
얼마 안가 달러당 1백엔의 大海溢이 밀려오고 곧이어「달러당 90엔대」의 암흑기가 닥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엔貨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시장에서 日本상품이 자꾸 비싸지므로잘 팔리지 않게 된다.또 수출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판매대금으로 들어오는 달러가 줄어들어 타격을 입게 된다.
日本기업들이 최근의 엔高에 대해 느끼는 위기감은 85~88년1차 엔高때와는 비할 수 없을만큼 심각하다.환율이 달러당 1백엔선에 다가갈수록 한계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日本기업들은 엔高의 파도를 넘기 위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해외부품 조달,기술혁신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있다. 이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다.인건비.재료비등이 日本 국내보다 훨씬 싸게 먹히는 동남아시아 국가에 공장을 세우고 日本의 부품.기술자를 보내 日製와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전략이다.
히타치는 가전부문에서 수출용 VCR 생산의 대부분을 95년까지 말레이시아로 옮길 예정이고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일부 해외생산에 들어간 컴퓨터도 1~2년후부터 본체까지 완전히 외국에서 만들기로 했다.
소니도 현재 34%수준인 해외생산비율을 96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고 손목시계 전문메이커인 세이코도 내년에생산량의 50~80%를 홍콩.싱가포르등 해외공장에서 조립.생산할 계획이다.
또 미쓰비시자동차는 내년부터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의 생산량을 年15만대로 올해보다 20%정도 늘리기로 한 것을 비롯해 濠洲에 엔진부품공장,필리핀에 트랜스 미션 공장,인도네시아에 트럭용프레임공장을 만들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하나의 생산기지로 묶어나가고 있다.
특히 닛산의 경우 지난해 해외에서 생산한 자동차가 92만6천대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한 물량을 처음 웃돌았다.
日本기업들은 또 해외진출과 함께 외국에서 들여오는 부품의 비중도 크게 늘려가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총 재료 가운데 해외에서 사들인재료는 9%(금액기준)에 불과했으나 오는 95년까지 13%로 높일 계획이고 스미토모중공업도 최근 선박용 기계의 수입비율을 10%까지 확대했다.
히타치도 현재 金星社로부터 4메가D램을 수입하는등 부품의 15%를 해외에서 들여다 쓰고 있는데 이 비중을 앞으로 30%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세이코.소니도 인건비가 싼 中國.泰國에 부품공장이나 부품 조달 사무소를 세우고 값싼 부품 을 사들여 원가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日本대기업들은 하청업체들이 연쇄 도산할 것을 우려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고 있다.
히타치는 하청업체의 업종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팀을 만들어독립을 지도해주고 있고 마쓰시타는 15개 사업단위별로「그룹協榮會」를 조직,기술지도를 해나갈 계획이다.
평소에도 계속돼온 日本기업들의 기술개발은 최근의 엔高때문에 더욱 촉진되고 있다.
전자업체인 샤프는 최근 손바닥안에 들어갈 정도의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작은 미니 디스크 플레이어를 개발,日本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단연 선두로 나서는등 경쟁사인 소니를 압도하고 있다.워낙 새로운 상품이므로 값이 비싸도 팔수 있다는 전략이다.
또 계측기기 전문회사인 요코가와전기는 모든 제품의 구조를 원점에서 다시 설계한다는 자세로 꼼꼼히 점검,품질을 전혀 떨어뜨리지 않고도 30% 정도 비용을 줄였다.엔高로 올라간 값을 기술혁신으로 상쇄해버린 것이다.
한편 인원 감축.조직 개편을 통한 원가 절감 노력도 두드러지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말부터 부품구입 가격 절감,교통비 절약,「잔업안하기」운동등을 추진해 4백억엔의 비용을 절약하는가 하면 내년생산직 채용계획을 1천명에서 5백명으로 줄였다.
닛산도 내년 남자 고졸 생산직 사원을 당초 6백명에서 절반인3백명채용으로 축소조정했고 철강회사인 新日鐵도 종신고용의 풍토에서 이례적으로 인원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기업의 경우 아예 손을 털고 다른 업종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소니.샤프등 대형 전자메이커에 음향.영상기기부품을 납품하던 東伸파쓰의 경우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자 최근 전혀 성질이 다른 養鷄業으로 변신 하기도 했다. 엔高는 85~88년의 1차엔高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산업구조를 바꿔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南潤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