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핵폐기물 처리-저장공간 10년내에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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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나라 방사성폐기물은 거의 대부분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것들이다.사용후 핵연료 처리 시설이 없는 우리의 경우 이른바 핵재처리도 없으므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없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총 9기의 원자로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연간 4천6백여 드럼에 이르고 있다.중.저준위 폐기물의 대부분은 방사선이 나오는 구역에서 작업자가 사용했던 방호복.모자.장갑등과 기기정비과정등에서 생기는 쓰 레기등이다.
지난 9월말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발생된 중.저준위 폐기물의 총량은 약4만1천5백드럼(2백ℓ드럼 기준).현재까지 확보된 저장능력은 7만9천9백드럼이다.
총저장능력과 연간발생량등의 수치가 말해주듯 우리의 방사성폐기물 저장공간확보도 목에까지 차오른 심각한 상태.한전측은 저장고확장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런 추세로 방사성폐기물이 쌓여간다면 10년내에 저장시설이 가득 찰 것으로 보인다.
원전별 예상 포화연도는 蔚珍.靈光.古里.月城순으로 각각 95,99,2001,2021년.이중 蔚珍은 오는 95년 7천4백드럼분의 저장고가 마련되면 2002년으로 포화시기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원전내 임시 저장고로 날로 늘어나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수년전부터 방사능폐기물 처분장의 확보를 다각도로 추진해왔다.
처분장 확보는 처음에는 비공개적으로 추진돼 왔으나 이런 방식이 벽에 부닥치자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처분장 부지 마련에 애쓰고 있다.하지만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님비현상 등과 맞물려 조속한 시일내 처분장 확보는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정부는 그러나 늦어도 2~3년내에는 어떻게든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확보해야할 입장에 있다.이는 부지가 확보된다 하더라도처분장이 제대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짧게 잡아 6~7년의 工期가필요하기 때문이다.포화예상시기가 길게 봐야 10 년 남짓인 상태에서 당장 처분장 부지가 확보돼도 공사 일정은 빡빡하기만 한셈이다.중.저준위 폐기물은 고체의 경우 드럼에 넣어 압축 포장하고,액체는 시멘트와 섞어 역시 압축 포장돼 저장된다.
원전이외에서 발생되는 중.저준위 폐기물 즉 산업체.병원등에서쓰이는 방사성동위원소나 연구용 방사성폐기물은 현재까지 총 8천5백드럼 규모로 원전 폐기물과 같은 방식으로 포장돼 원자력연구소 저장고에 저장하고 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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