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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납 건설업자 호텔서 시체로/채권자들에 끌려다니다 나흘만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납치범 2명 자수… 타살여부 수사
【부산=강진권기자】 부도를 낸 뒤 채권자들을 피해다니던 30대 건설회사 사장이 폭력배를 동원한 사채업자에게 납치된지 나흘만에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타살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23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힐탑호텔 5층 베란다에서 부산 남구 대현3동 남북건설대표 김현구씨(37)가 양복바지와 와이셔츠차림으로 숨진채 발견됐다.
김씨는 지난달 8억여원의 부도를 내고 채권자들을 피해다니다 19일 오후 4시40분쯤 형 김모씨(42)가 운영하고 있는 부산시 동구 범일동 인테리어사무실에서 사채업자 박진완씨(33) 등 3명에 의해 납치돼 경찰이 소재수사를 펴왔었다.
경찰은 납치 사건후 22일 밤 자수한 사채업자 박씨가 『22일 오후 7시쯤 호텔 1층 공중전화로 부산 북구경찰서에 자수의사를 밝힌 뒤 납치에 가담했던 유희성씨(27)에게도 자수를 권유하기 위해 함께 투숙했던 호텔 908호로 연락했으나 유씨와 김씨가 함께 없어졌다』고 진술함에 따라 유씨가 김씨의 죽음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씨는 박씨에 이어 23일 오후 8시쯤 경찰에 자수했으며 경찰은 이들이 위장자수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4월 2억3천만원을 박씨에게서 빌렸다가 갚지못해 박씨로부터 『폭력배를 동원해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사고현장을 조사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호텔 9층에서 7층까지 화재대피로프가 내려져 있어 김씨가 납치범들을 피해 탈출하던중 떨어져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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