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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큰잔치 열린다-30년 기념축제 내달 15일막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올해는 한국 현대무용 발전에 전환점이 됐던 미국 현대무용을 陸完順씨가 국내에 처음 소개한지 30년이 되는 해.
현대무용은 물론 한국무용.발레등 다른 분야의 창작품에 있어서도 엄청난 영향을 발휘했던 한국무용史의 기념비적인 해를 기리기위한 「최근 한국현대무용 30년 기념축제」가 다음달 15일부터12월11일까지 문예회관과 국립중앙극장.한국영 상자료원에서 펼쳐진다.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역사는 줄잡아 70년.陸完順 前梨花女大교수가 63년 미국의 현대무용을 처음 선보인 것을 기점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의 현대무용은 일본 스타일이 중심이 된 한국무용에 가까운 신무용으로 온 몸으로 표현하는 미국 현대무용의 도입은 무용계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후반부 현대무용의 역사는 陸씨를 중심으로한 梨花女大 무용과가주축이 돼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무용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역들의 대부분이 바로陸씨에 의해 배출된 인물들.하정애.이숙재.이정희.김복희.김화숙.박명숙.박인숙.김기인.황문숙씨등을 비롯,중량급 연기자.안무가들만도 전국적으로 1백여명을 헤아린다.
이들이 각각 대학 강단에 자리잡으면서 배출해낸 후학들도 상당수.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만도 줄잡아 5백여명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현대무용가의 층이 두터워지며 표현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1세대격인 30대 후반~40대들이 우울한 정서와 내면의 아픔을다룬 철학적 작품들을 주로 무대에 올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2세대격인 20대 후반~30대 중반의 무용가들은 서정적인 작품에서 극적인 작품,시사적인 작품,코믹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세계를 넘나들며 기량을 발휘하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손이나 발끝 만의 동작이 아닌 머리에서 발끝까지 몸 전체를 통해 분출해내는 춤사위는 전통무용과는 맥을 달리하는 한국창작무용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고전 발레에서 가지를 친 창작발레가 활성화되는데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창작의 개념을 한국무용에 도입,한국무용부분에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는 金매자씨(前梨花女大교수)도 한때 陸씨의 지도를 받은 제자였었다는 사실은 이를 입증하는 좋은 예다.
후반기 현대무용의 금자탑으로 꼽히는 작품은 『수퍼스타 예수 그리스도』.70년 영국의 앤드루 웨버등에 의해 만들어진 록 오페라를 陸씨가 현대무용으로 안무해 73년 이화여대 강당 무대에올렸던 이 작품은 지금까지 국내외 공연 수만도 1백72회에 달하며 연인원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기록을 세웠다.
30년 기념축제에는 이 불멸의 『수퍼스타…』(12월9~10일오후7시30분.국립중앙극장 대극장)를 비롯,현대무용의 신기원을연 미국 마사 그레이엄의 테크닉을 소개한 『베이식 무브먼트』와『미국의 인상』『학』등 陸씨가 30년동안 안 무한 작품 9편(11월16~17일 오후 7시30분.문예회관 대극장)이 공연된다.이밖에 한국컨템퍼러리무용단을 위시한 대표급 현대무용단들이 펼치는 「갈라춤 큰 잔치」(11월15일 오후7시30분.문예회관 대극장)와 「현대무용가 9인전」( 11월18~21일 오후 7시30분.문예회관 소극장)의 공연및 국제 세미나(12월11일 오후1시.한국영상자료원)가 열려 현대무용의 큰 잔치를 만끽하게 해준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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