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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정보’가 외국인 관광객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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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뒤늦게나마 우리는 관광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각종 위원회를 만들고, 의견을 수렴해 실제 적용하면서 큰 성과를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 온 대부분의 관광객 유치 전략은 좀 심하게 말한다면, 구체적 표적도 없이 산발탄을 쏘는 것 같은 형국이었다. 유치 대상인 외국인보다 국내 관광정책 입안자 입맛에만 맞추거나, 내국인 입장에서의 전략에 치중해 온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외국에서 관광 설명회를 개최해 나름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고, 팸투어라는 이름 아래 외국 관광 전문기자 등을 국내로 초청해 여러 관광 프로그램을 체험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고, 투자에 비해 성과가 작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점을 고민하고 있던 중에 일본에서 만난 여사장의 다양한 지적은 우리 관광정책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반성을 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중에서도 ‘찾아가는 관광’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두고두고 곱씹어볼 주제였다. 요즘은 서비스도 손님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손님이 모이는 곳을 직접 찾아 설득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관광 역시 한국을 방문할 만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우리의 관광 정보를 그들 나라 언어로 만들어 그들의 손에 직접 쥐여주면서 그들을 만나야 하는 것이 추세에 따르는 일이다. 아무리 한국어로 제작된 관광 안내서를 우리 땅에서 뿌려 본들 어느 외국인의 손에 그것이 닿으며, 어떻게 한글을 읽을 것인가.

 ‘찾아가는 관광’의 성패는 한국을 방문할 예비 관광객의 입맛에 맞게 한국 관광 정보를 그들의 언어와 정서로 만들어 끊임없이 마음을 두드리는 작업에 달려 있다. 그래서 날마다 업데이트되고 있는 우리의 관광 정보를 일본어·중국어 등 우리가 유치하려는 나라의 언어로 만들어 그 나라 현지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에이전트로 삼아 그들이 필요한 곳에 샅샅이 배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그 나라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만큼 그 나라 사정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그들을 활용해 우리의 관광 정보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그들이 잘 아는 배포처를 통해 예비 관광객을 만나는 것이 확실하게 관광객 유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길이다. 유치하고 싶다면, 찾아가야 한다.

남상만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