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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아이티 대통령 복귀 꿈부푼 아리스티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최근 민주화계획 실천여부를 둘러싸고 美國과 긴장상태에 놓인 中南美 최빈국 아이티에서 1백89년만에 최초의 민선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군사쿠데타로 쫓겨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40)의 권좌복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南美에서는 드물게 불어를 사용하고 5백50만명의 인구에 문맹률 75%,국민소득 3백달러 미만인 카리브海 섬나라 아이티는 86년2월 장 클로드 뒤발리에 종신대통령(41)의 15년 독재정권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뒤 혼미를 거듭해오다 90 년12월 사상 첫 자유총선거를 실시,해방신학자인 아리스티드를 6년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53년 아이티 남단 포르살뤼에서 태어난 아리스티드는 이스라엘.영국.그리스.캐나다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82년 司祭서품을 받았다.8개국어에 능통한 그는 정치인으로 변신하기전 수도 포르토프랭스(왕자의 항구)에서 빈민해방운동을 펴오며 이제까지 모두10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특히 89년 대학살에서는 정체를알수없는 총잡이들이 그의 교회를 급습,교구민 17명을 집단학살하고 도주하기도 했다.
그는 91년2월 취임이후 대선에서 얻은 3분의2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급진적인 개혁을 펼쳤으나 기득권 상실을 우려한 군부와 보수중상층의 반발을 샀다.그해 9월 라울 세드라 중장이 주도한 군부 쿠데타로 7개월만에 망명길에 오르는 신세가됐다. 프랑스.도미니카등지를 전전한뒤 현재 워싱턴DC 조지타운街의 한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대통령 복귀의 꿈을 간직한채 기타를 치거나 시를 쓰는 일로 소일하고 있다.아리스티드의 정적들과 군부는 그에 대해 『카스트로와 호메이니의 혼혈아』『神政독재자』라 비난하며 야당에 정치폭력을 행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바티칸 교황청도 한때 그를 기피인물로 간주,정치복귀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
쿠데타이후 2년이상 독재를 해오다 끊임없는 反정부시위.경제제재등 국제적 압력에 굴복,지난 7월 이달말까지 아리스티드를 복귀시키기로 마지못해 동의했던 실권자 세드라중장은 『당초 합의한사항들이 여건변화로 死文化된 것 같다』며 反美시 위를 주도하는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게다가 30일로예정된 민정복귀 직전의 쿠데타說등 아직 「티티드」(아리스티드의애칭)의 안전한 귀환까진 난제가 첩첩이 쌓여있는 실정이다.
〈奉華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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