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간의구조 주제로 개인전 설치미술가 최재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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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기본질서를 「열의 순환」으로 해석하고있는 제 작업은 이제 생명경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미생물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또 하나의 세계를발견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원추꼴의 「빈병의 집」으로 大田 엑스포장의 명물 중 하나가 된 재생조형관의 설계자인설치미술가 崔在銀씨(여.40)가 20일~11월9일 국제화랑에서「시간의 구조」를 주제로한 개인전을 연다.
76년 日本으로 이주,東京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崔씨는 85년 이사무 노구치 조각공원에서 가진 「땅」을 주제로한 설치작업으로 일본 화단의 주목을 한몸에 모았다.88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으로 고국무대에도 화려한 발걸음을 내디뎠 던 그는 최근에는 미국은 물론 이탈리아.브라질등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설치미술계의 중량급 작가다.
이번 전시회는 그가 국내에서 갖는 세번째 개인전.입체6점과 설치작업 1점을 선보인다.
이 입체 작품은 그가 6년전 13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3~5m의 구덩이를 파고 파묻은 특수종이를 소재로 한 작품.파묻은 종이를 꺼내 지상의 공기.온도.물.시간등이 일으킨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地下의 時間에 대한 인식과 미생물의 아름다 움을 일깨워주는 이 작품은 지역마다 다른 토양의 변화를 아울러 보여줘 흥미롭다.
24개의 드럼통을 두개씩 포개 한쪽은 물,한쪽은 온도계와 전구를 설치해 열의 파동을 표출하고자한 이 작품은 자연계 뿐 아니라 사회현상까지「열의 순환」으로 풀어가고자한 그의 작가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日本은 「냄새」,중국은 「돌」,한국은「흙」의 문화』로 요약하는 崔씨는 요즈음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열역학자 이야프리고진교수(브뤼셀자유대)와 긴밀한 교류를 갖고 있다며『과학자와 예술가의 성공적인 만남은 이 세상을 훨씬 재 미있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보인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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