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너무 태웠다” 유족들 통곡/페리호 인양… 재침몰… 현장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배 떠오르자 “울음바다”/선실만 68구… 부패 심해 신원확인 혼란/전두환 전 대통령 대책본부에 성금전달
○대규모 해상작전 방불
○…서해페리호 선체인양 작업은 대규모 해상작전을 방불.
사고해역에는 대형 해상크레인선인 9천7백t급 설악호를 비롯,해군 구축함과 해난구조선·바지선 등 각종 선박 30여척이 사고지점에 포진하고 해경경비정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어선의 접근을 통제.
○재침몰 소식에 “침통”
○…인양된 서해페리호가 예인될 예정이었던 군산 외항에는 이른 아침부터 정박중인 일반 선박을 다른 부두로 옮기거나 부두 선좌주변 시설물을 제거하는 등 부산한 모습.
외항부두에는 사고발생후 평소와 같이 인양돼 오는 희생자 시신을 싣고 공설운동장으로 이동할 앰뷸런스 20여대가 대기해 있고 사고선박이 정박할 외항남방 해경전용부두에는 예인선과 부선·사고선박을 위한 선좌를 비워놓고 비상대기중이었으나 선체가 재침몰하자 관계자들도 침통한 표정.
○선원 7명 모두 사망
○…그동안 생존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던 선원 7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판명. 군경 합동구조단은 17일 인양된 선체에서 선원인 청원경찰 신동근씨(28)와 갑판사 장봉한씨(56),청경 이성희씨(40) 등 3구의 시신을 추가로 인양,선장 백운두씨(59) 등 4명을 비롯한 선원 7명을 모두 인양.
○“남은 시신 없다더니”
○…17일 오전 11시5분쯤 선체좌현이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자 설악호와 경비정 등에 타고있던 유족들은 통곡하는가하면 선상에 주저앉아 몸부림.
이들은 또 해경특구단원들이 선체내에서 시신들을 속속 꺼내자 『사람들을 태워도 저렇게 많이 태울수가…』 『선실내에 남아있는 시신이 거의 없다는 말은 헛소리였다』고 통탄.
○새우잡이 어선도 합류
○…부안 격포와 고창·군산 등 전북도내 연근해안에서 몰려온 꽃새우잡이 어선 60여척도 이날 사고해역 남쪽 5∼9마일 해상에서 저인망 그물을 이용,조류에 휩쓸려간 실종자 시신 인양작업을 계속.
○시신 비닐로 싸 이송
○…사고발생 8일만인 17일 인양된 서해페리호의 선실내에서만 68구의 시신이 인양됐으나 시신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순간 종래처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급격히 부패.
이에따라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시신이 인양되는 즉시 시신의 수분을 제거하고 알콜·옥시플로 처리,지문을 뜬뒤 공기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비닐로 시신을 싸도록 해양경찰청에 긴급훈령.
○명단작성 밤샘작업
○서해페리호 침몰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위원장 박경국·39)는 16일 그동안 혼선을 빚었던 승선자 명부작성을 일괄해 맡기로 하고 정부대책위로부터 컴퓨터 1대를 지원받아 밤샘작업끝에 17일 오전 4시 입력을 일단 마무리. 유가족대책위가 17일 오전 10시 현재 집계한 결과로는 승선자 3백68명에 실종 1백6명,생존 72명,사망 1백90명이며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5구는 군산공설운동장 앞 월명체육관과 군산 국립의료원으로 이송.
○각계 위문성금 답지
○…서해페리호 침몰사고 대책본부에 각계의 성금이 답지.
1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고대책본부에 금일봉을 전달했으며 군산 공설운동장의 유족대책위에는 군산출신의 탤런트 김수미씨의 위로성금 5백만원이 전달되기도.
○유족 달래느라 진땀
○…시신 집결지인 군산 공설운동장에는 아직 시신을 찾지못한 실종자 가족 1백여명이 인양된 선체가 다시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 배에 쌓여있는 개펄속에 시신이 묻혀있을 수도 있는데 다시 침몰된 것은 실종자를 두번 죽이는 꼴』이라며 흥분.
한편 대책본부측은 이날 선체를 군산 내항으로 예인,실종자 유족들을 승선시켜 선체 확인작업을 할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재침몰로 분개하는 유족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특별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