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화제>백일섭.오연수 빵집마누라서 부부연기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지난 5월로 끝난 MBC-TV『아들과 딸』에 이어 현재 KBS-2TV 일요드라마 『일요일은 참으세요』에서도 시아버지와 며느리역을 맡아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백일섭과 오연수가 14일 湖巖아트홀무대에 올려지는 연극 『빵집마누라』에서 부 부역을 맡게된 것이다.
이 작품은 백일섭으로서는 지난 85년 『변진사댁 경사』이후 8년만에 오르는 무대고,오연수로서는 첫 연극무대라는 점에서 공연 시작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아들과 딸』에서「아!글씨」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면서 인기절정을 누렸던 백일섭의경우 7월 이후 『일요일은 참으세요』 한 프로에만 출연하면서 오랜 재충전의 기회를 가진 끝에 나온 야심작이다.
『마농의 샘』『화니와 마리우스』로 우리와도 친숙한 프랑스 작가 마르셀 파뇰의 작품인『빵집마누라』는 늙은 빵집주인이 젊은 목동과 눈이 맞아 도망간 어린 아내를 사랑으로 받아들인다는 줄거리로 전편에 웃음과 감동이 흐른다.백일섭과 오연 수의 실제 나이가 각각 49,22세로 스물일곱살의 차이가 나 더욱 실감나는 연기가 기대된다.
늙은 빵집주인 에마블 카스라니에는 유별나게 추위를 타는 어리고 예쁜 아내 오낼리를 위해 프랑스 남쪽의 작은 마을 세르크르로로 이사한다.그곳에서 그만 오낼리는 목동 도미니크의 유혹에 빠져 새벽에 도망가 버린다.실의에 빠진 카스라니에 는 그날로 빵굽는 일을 그만두고,주위사람들이 아내를 포기하라고 아무리 달래도 아내가 자기를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이런 카스라니에의 아내에 대한 사랑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이 수소문 끝에 오낼리를 찾아준다.그날로 카스 라니에는 모든 것을 용서하고 다시 빵굽는 일을 시작한다.어수룩한 백일섭의 이미지가 빵집주인으론 딱 들어맞는다.
『집에 돌아온 아내를 앞에 두고도 나무라지 못하고 때마침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암고양이를 향해 「바람나서 다니는 수놈이 나으냐,집에서 기다리는 수놈이 나으냐」고 묻는 장면이 아주 극적입니다.』빵집주인역을 맡은 백일섭의 말처럼 이 연극 은 용서하면서 포용할 줄 아는 넓은 사랑을 일깨워준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4학년에 재학중인 오연수는 『많은 사람들이드라마에서 「아버님」이라고 불렀던 백일섭 선배를 「여보」「당신」이라고 부르는 데에 호기심을 보여 부끄럽긴 했지만 이 연극을통해 무조건적인 사랑과 순간적인 사랑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어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鄭命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