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삼성 타선에 허찔린 장삼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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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삼성의 승리는 중반이후 상대투수의 주무기인 변화구를 밀어치는공격에서 비롯됐으며 LG는 삼성 에이스 金相燁에게 끌려다닌 끝에 패배의 쓴맛을 봐야했다.
이날 삼성은 안타수에서 9-1로 앞선 것이 말해주듯 집중력에서 LG를 앞섰다.
삼성은 1-0으로 뒤진 6회초 1사,1루에서 3번 姜起雄이 치고 달리는 사인을 받아 우측안타를 뽑아내자 LG우익수 朴俊泰가 3루로 뛰는 1루주자를 잡기위해 무리하게 3루로 악송구를 던지는데 편승,동점을 만들었다.
이로인해 이때까지 4안타로 호투하던 LG 선발 鄭三欽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삼성타자들은 불안과 불만이 스치고 간 鄭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고 마음을 읽는 것조차 소홀히 하지 않았다.
2사후 등장한 5번 梁埈赫은 원스트라이크후 鄭이 자신있게 구사한 슬라이더를 미리 예측한듯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안타를 터뜨려 결승점을 뽑아냈다.
이 결승점은 LG가 철저하게 바깥쪽으로 승부를 걸어 단타를 유도한다는 전략을 간파해 얻은 노획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반면 투수들이 완투할 경우 통상 1백20개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하는데 비해 김상엽은 92개를 기록했다.
이것은 LG타자들이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났음을 보여준다.
비록 김상엽이 1백45㎞의 속구를 마음껏 구사하는데 주눅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 초구를 치거나 2구때 성급하게 달려들어 金을 이롭게 만들며 스스로 불이익을 초래했다.
더욱이 LG는 5회말 李炳勳의 안타와 견제 악송구에 이은 중견수 董奉의 연속된 악송구로 얻은 선취점을 지키려는데 주력,선발 정삼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쳐 자멸하고 말았다.
LG는「지키면 빼앗기고 두드려야 열린다」는 야구판의 속설을 다시한번 되씹어야 했다.
〈張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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