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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결국 옐친이 될것-러 정국 감못잡아 불안한 미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빌 클린턴 美國대통령 행정부는 러시아 사태에 대해 확실히 보리스 옐친편임을 선언해놓고 있지만 앞으로의 정국전망에 대해서는전혀 감을 잡지 못한채 불안해 하고 있다.
美國이 알고 싶어하는것은 오는 12월 총선때까지▲옐친이 새로운 대통령을 내세운 최고회의측을 무력 진압할 것인가▲힘에 의한언론장악을 기도할것인가▲정치파국을 초래한 이번 의회해산 선언이옐친의 마지막 불법조치가 될 것인가▲총선에서 유권자가 선택할 때까지 평온이 유지될 것인가 등이다.그러나 지난 21일 옐친은클린턴과의 통화에서『민주적 절차를 지키겠다』고만 밝혔을 뿐 자신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美國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옐친편에 설수밖에없는것은 아직 러시아내에서 옐친만큼 힘을 갖고 민주절차 준수의지를 보인 사람을 따로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궁극적인 승자는 옐친이 될 것이며 적어도 최고회의측은 될수 없다는 일반적 인식도 사태발생 불과 6시간만에 옐친지지가 나온 배경의 하나다.워런 크리스토퍼 美국무장관은『옐친의 정적들이 새로운 대통령으로 내세운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는 별 영향력을 행사할 수단이 없으며 옐친의 정국 통제가 계속될 것』이라고단언했다.
로버트 게이츠 前CIA국장은『외나무다리에서 양측이 대치한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지만 옐친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없다』고 말했다.
로렌스 이글버그 前국무부장관도『의회건물에서 외부와 고립된채 앉아있는 수백명의 의원보다 행정권을 장악하고 명령을 집행시킬 힘을 가진 옐친에게 궁극적인 승리가 돌아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李己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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