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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컵 서울대회 준우승한 세종대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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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0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막을 내린 이매진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세종대 엔샵605팀이 양승규(中)세종대 총장과 함께 태극기와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지도교수인 노용덕(맨 오른쪽) 교수와 엔샵 연구모임의 동료, 후배들이 수상을 축하했다.

10일 막을 내린 국제 대학생 소프트웨어(SW) 올림픽인 이매진컵 서울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세종대 엔샵605팀 팀원들은 시상식 직후 지도교수인 컴퓨터공학부 노용덕 교수에게 큰절을 했다. 노 교수는 수상자인 임찬규·임병수·민경훈·정지현씨 등 네 명이 속한 엔샵을 2002년 만들었다. 엔샵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C#(시 샵)’을 연구하는 모임으로 ‘엔조이(즐긴다)’와 C#의 합성어다.

 엔샵의 출발은 수수했다. 교수가 만든 연구모임은 대개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지만 대학원생이 많지 않아 학부생으로 짜였다. 또 이들은 학교 안에서도 ‘소수파’였다. 학생들은 MS가 내놓은 C#보다는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 주로 공부한다고 한다. 노 교수는 “MS가 독점 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관심을 갖는 학생이 많지 않았다”며 “숫자는 작지만 열정과 노력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샵은 이매진컵에서 거푸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엔샵 소속 학생들은 이매진컵 국내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해 일본 결선에 참가했고, 지난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선발전엔 엔샵605팀이 우승, 동료인 엔샵GTX팀이 3위를 차지했다. 임찬규씨는 “세계 대회 등에 참가한 선배들로부터 경험을 물려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팀이 이매진컵에서 입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샵은 이제 두 가지 꿈을 꾸고 있다. 하나는 605팀이 개발한 시청각 장애인용 점자 인식시스템인 ‘핑거코드’를 상용화하는 것이다. 605팀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내년 초 영국 최대의 통신사인 BT로부터 창업 지원을 받는다. BT는 ‘이노베이션 액셀러레이터’라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는 이매진컵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다. 605팀의 후배 6명은 조만간 2개 팀으로 나눠 내년 이매진컵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들이 꿈을 이루려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대학생과 경쟁해야 한다. 이매진컵에선 전통적으로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이 강세다. 올해 대회에선 태국 팀이 1위, 자메이카 팀이 3위를 차지했다. 취업이나 창업 여건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 대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계 무대에 알리기 위해 이메진컵에 다 걸기를 하기 때문이다.

기욤 벨마스(프랑스·벤처기업가)대회 심사위원장은 "IT 기술이 낙후된 나라라고 해서 그 나라 대학생의 아이디어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다”며 "아이디어만 뛰어나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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