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형」은 정시 기상 습관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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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명종 소리에 마지못해 일어나 아침식사를 드는 둥 마는 둥하고 교통 지옥에 시달리며 가까스로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파김치가 되는 이른바 올빼미형 직장인의 하루는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최근 삼성그룹에서 시작한 조기 출근제가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활기차고 능동적인 하루를 열자는 움직임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올빼미들에겐 시작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어둑어둑해질 퇴근 무렵에는 으레 술 모임이 있게 되고 자연히 귀가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즉 건강 생활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연세대의대 전우탁 교수 (정신과)는 『깨어나서 3분내에 맑은 정신으로 돌아와야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아침 잠자리에서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직장인은 한번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빼미들이 주위에 의외로 많은 것은 현대 사회의 과다한 스트레스와도 관계 있다는 것.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위급 상황시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만성적으로 과잉 분비되는 상태에 빠진다는 것. 게다가 평상시엔 잠잠히 있어야할 교감 신경마저도 과잉 흥분된 상태가 되므로 밤늦게까지 잠이 안 오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일찍 숙면에 들기 위해선 적어도 퇴근 후 가정에서만큼은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빼미형 직장인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석어도 1주일간은 억지로라도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난다는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 서울대의대, 정도언 교수 (정신과)는 『특히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수면 리듬을 살리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너무 급격하게 평소 기상 시간을 앞당기기보다는 30분 내지 1시간씩 점진적으로 수주에 걸쳐 적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우선 잠자리 환경부터 쾌적하게 꾸미는 성의가 필요하다.
처음엔 자명종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잠자리에 들기 전엔 가급적 신경 쓰는 일은 피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한다.
이렇게 수주간 새로운 수면 리듬을 지속하고 충분한 영양과 휴식이 공급된다면 얼마든지 자명종 없이도 제시간에 거뜬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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