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780원 돌파/자동차·전자 수출증대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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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일부채 많은 기업 환차손 우려/백엔당 7백80.98 고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환율이 11일 동경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백3.77엔을 기록함에 따라 12일 금융결제원이 고시한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백엔당 7백80.98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더구나 동경 외환시장에서는 12일 달러당 1백3.35엔에 거래되는 등 엔고가 계속되고 있어 머지않아 대엔화 원화환율 「8백원시대」가 열릴 것으로까지 전망되고 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역시 이날 8백9원10전으로 고시돼 지난 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 도입후 3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기업들은 이같은 엔고현상이 지난 86∼88년 3저시대때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상품의 수출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반도체·조선 등의 업종이 엔고에 따른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고에 대한 일본기업의 대응력이 갖춰져있고 주요 부품의 대일의존도가 높아 단기적으로는 수입가격의 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으며 특히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환차손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엔화가 10% 절상될 경우 일본을 제외한 여타국과의 무역수지는 연간 10억달러가 개선되지만 대일본 무역수지는 오히려 7억∼8억달러나 악화,전체적인 무역수지 개선효과는 2억∼3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재의 대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고 연간 수입액중 1백억달러 가량을 엔화로 결제하고 있어 환차손을 막기위한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엄봉성 재무부장관 자문관은 『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말까지 달러당 90엔대까지 내려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환차손 등이 어려움이 있으나 엔고가 장기화되면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는만큼 이 시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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