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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식음 료나 제과업계에선 기술수준이 별 차이 없는 탓인지 한 제품이 히트하기가 무섭게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진다.
이들 모방제품은 형태·색상은 물론 이름까지 흡사하게 마련인데 이를 두고『나도 따라 한다』라는 의미에서 미투(Me-Too)제품이라 부른다.
그렇다고 이 제품들이 과거『유사품을 주의하세요』 문구가 의미하듯 제조회사 표기마저 없거나 불량제품과 같은 그런 차원은 아니다.
다들 어엿한 회사의 제품들로 롯데 햄의 햄 터치가 히트를 치자 제일제당이 햄 펀치, 진주 햄이 햄 매치를 내놓고, 일양약품이 영비 천을 개발하자 동아제약이 영 귀선, 영진약품이 영천 디, 광동 제약이 운지 천을 내놓는 식이다.
새 시장 개척에 따른 위험부담이 없고 선발제품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한 것이지만『모방으로는 선발제품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고 설사 이익이 좀 생긴다 해도 모방제품이라는 인식이 가져다주는 이미지의 손실이 더 크다』는 것이 마키팅 전문가들의 정설이다. 그러나 실전을 경험하는 업계 측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TV·가구 등 상품수명이 길고 신중한 판단에 따라 구매가 이뤄지는 내구성 제품이라면 몰라도 식음 료 처럼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선택이 이뤄지고 그 선택에 대한 만족과 불만족과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 제품들은 모방이라 해서 이미지실추와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투 제품을 통해서 나마 자판기나 슈퍼의 코너에서 구색을 맞춰 주는 것이 소비자들에게「꿩 대신 닭」의 선택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며 유통망이 확실한 회사는「끼워 넘기기」로 일반소매점을 장악, 선발제품을 완전히 따라잡지는 못해도 지역에 따라 히트제품보다 우위에 설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선 난립상태로 인해 히트제품의 선명성이 흐려져 결국은 히트제품의 수명이 짧아지는 효과도 거두는 경우도 있다.
운동경기에서 때에 따라선 정통파대신 변칙·기교파를 쓰는 작전은 마키팅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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