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회장 구속·김광선 KO패 등|KBC에 잇단 악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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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프로복싱이 끝 모르는 장마기에 접어든 것처럼 답답함만을 토해 내고 있다.
16일 한국권투위원회(KBC)의 93정기대의원총회 무산, 17일 김금렬 KBC부회장(38)구속, 18일 WBC·IBF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에 도전했던 김광선(29·화랑)의 KO패 등 악재들이 잇따라 쏟아진 것.
지난 주말 연 3일 동안 터진 이같은 우울한 소식들 때문에 만일 한국 프로복싱이 주식이었다면 벌써 관리대상 종목으로 넘어갔을 것이란 자조적인 한탄마저 나오고 있다.
KBC는 16일 오후 신촌의 음식점인 거구 장에서 93정기대의원 총회를 개최, 지난해 결산 승인·감사 보선 등의 안건을 처리하려 했으나 21명의 대의원 중 재적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치는 6명만 참석, 총회가 열리지도 못했다.
참석 6명중에는 위임받은 대의원도 포함돼 있어 격이 한층 떨어진데다 구천서 KBC회장이 이끄는 현 집행부에 대한 반대세력이 만만치 않아 다음 총회날짜를 잡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또 17일 저녁엔 김종영 현대 프로모션 회장(63)과 맞고소 상태에 있던 김금렬 부회장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법정 다툼이 제2라운드를 맞게 됐다.
지난 5월21일 KBC 상벌위원회 개최도중 빚어진 상벌위원장 김금렬씨와 상벌위원회 개최를 반대하는 김종영씨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6월27일 김종영씨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김금렬씨 마저 구속돼 쌍방이 모두 구속되는 비운을 맞은 것.
김종영씨 측은 이번 김금렬씨 구속으로 자신들의 무죄가 입증될 것이라며 한층 목청을 높이고 있는 상태.
그러나 두 사람 구속사건 모두 사전에 진지한 대화나 한발 짝씩의 양보 등 노력으로 피 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느냐는 점에서 복싱 인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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