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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발언」파문 이 소장/군수뇌부 고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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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본인 희망대로 보직땐 권 국방 더 불쾌” 우려
최근 합참의장 초청 회식자리에서 행한 발언으로 육본에 원대복귀된 이충석소장(당시 합참 작전기획부장·육사 21기)에게 어떤 보직을 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육군 수뇌부가 고민에 싸여있다.
이 소장은 지난 16일 국방부로부터 육본 원대복귀를 명받을 당시 육군내에서도 한직중의 한직인 정책위원이나 종합행정학교 영어교육과정(대령반)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동진총장을 비롯한 육군 수뇌부는 권영해 국방장관이 이 소장의 당시 발언을 자신에 대한 정면도전의 성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 소장이 희망한 대로 보직을 줄 경우 자칫 권 장관의 의중과는 동떨어진 인사라는 평가를 받지나 않을까 내심 고심중인 것 같다.
군인사법상 현직에서 보직해임된후 3개월 이내 다른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자동적으로 전역해야 한다.
지난 3월8일자 기무사령관에서 전격 경질된 서완수중장(육사 19기)의 경우 보직해임 직후 무보직 상태로 있다가 4월 중순에서야 1군부사령관으로 보직명령을 받았었다.
또 지난달초 경기도 연천군 포사격장 폭발사고에 대한 지휘책임으로 보직해임된 배문한 당시 수도군단장(육사 20기)도 아직 무보직 상태로 육본에 대기중이다.
이 소장의 차기보직 문제를 놓고 육군 수뇌부가 특별히 고심하고 있는데는 회식사건때 이 소장이 『군이 이 지경인데 지도부는 무엇 하고 있느냐』는 등 군수뇌부를 통털어 비난하고 『장관이 군의 방패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권 국방을 직접 겨냥한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 육군 지휘부의 고위층에서도 이 소장의 주벽이나 강한 성격으로 인해 트러블을 겪었던 사람들이 적지않아 강력대응 주장이 강하다고 한다.
현재 육본에 원복명령만 나있는 이 소장을 어떤 보직에 임명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나 대다수 영관장교들은 『술 자리에서 나온 얘기를 가지고 인사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앞으로 누가 군에 대해 바른 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이 소장의 보직처리가 회식사건의 제2파동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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