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엘리트체육 지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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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각국 선수단이 머무르고있는 뉴욕주립대 선수촌에서 일본 선수단 활동이 유독 눈에 띄게 활발하다.
일본은 자국 육상선수들의 기록 등을 상세히 실은 「육상 43개 세부종목별 30걸」을 편람으로 제작, 각국 선수단에 나눠주는 등 이색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이제까지 구미에 뒤지던 육상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게 한국 선수단의 분석이다.
『간바레 닛폰!』
일본은 94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문부성과 의회가 나서 이 같은 구호아래 엘리트스포츠 재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거국적인 엘리트스포츠 부활움직임은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개막 6일째인 14일(한국시간)까지 일본은 금메달은 1개뿐이지만 16개의 메달을 획득, 메달 총수에서 미국(27개)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함께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일본의 강세는 전통종목인 수영뿐 아니라 체조·육상 등 기초종목으로 골고루 퍼지고 있다.
거인국 중국도 앞으로의 스포츠 미래를 가늠할 이번 대회에서 일본에 뒤지고 있다.
일본은 원폭으로 페허가 된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94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위해 1년전 아타셰를 파견, 정보를 수집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고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이어 95년 후쿠오카 유니버시아드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대회 기간 중 1백여명의 체육 전문가를 파견해 대회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경비절감을 이유로 선수를 줄여 1백34명을 파견했다.
유니버시아드를 단지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로 평가절하 할 수도 있으나 이번 대회 부진이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미래로 연결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은 비단 취재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버펄로=방원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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