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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보다 「양생기공」전파 노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중국무협영화를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중국 무당산 용문파의 제28대 장문인 호광발전인(50)이 한국에 왔다.
국내 기공 보급을 주도하고 있는 태극기공회(회장 민정암)의 초청으로 내한해 제1회 한중기공축제 한마당에 참가, 용문파 전래기공인 무극양생공·내가팔괘장을 소개하기 위한 것.
『중국에서 숭산 소림계무술과 쌍벽을 이루는 무당산 무술은 도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한 것(경)과 부드러움(연)이 거의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효과도 무술로서는 상대를 끝까지 놓치지 않은 집요한 공격력을 발휘하는 한편 양생적인 효과에서도 질병예방은 물론 치료효과에 미용효과까지 다양합니다.』
호광발 부인은 역대용문파 장문인 중에서 최초의 속가제자로 중국이 아닌 홍콩에서 기공수련원을 운영하며 영국·프랑스·미국 등 세계각지를 여행, 강의 및 실연을 하는 대가.
끊임없이 힘든 공부를 요구하는 무술적인 효과보다 오히려 건강 또는 질병예방 및 치료효과를 원하는 세태에 따라 그자신도 어쩔 수 없이 양생기공 쪽으로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 광동성 출신의 호씨가 기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8세때부터.
대부분의 무술가문이 그렇듯 의술을 겸한 집안에서 태어나 조부로부터 가전기공을 전수 받았다.
탁월한 소질을 인정받은 호씨는 조부의 뜻에 따라 12세 때 나부산의 도사에 맡겨졌고 이때 전수 받은 것이 팔단금(여덟 부분으로 이뤄진 비단같이 진귀한 공법이라는 뜻)과 태극구(커다란 공을 이용하는 공법).
후에 이것이 바로 용문파의 비전공법으로 확인돼 호씨는 결국 30세때 무당산의 제자로 입문했다.
당시 호씨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 부의의 형과 단 둘이 입실제자가 되어 장래의 장문인 후보로 꼽혔는데 한 사람은 황실계통이고 호씨는 출가인이 아니어서 우여곡절 끝에 결국 15년만에 호씨가 장문인으로 계를 받았다고.
27대 장문인인 허 정도장 곽고일사부(96·현재 중국 거주)는 호씨에게 장문인 신표로 옥으로 된 팔찌와 검, 수진도와 왕해, 심경도, 연공심법 등을 내렸다.
이때 이미 호씨는 홍콩을 드나들며 보건양생공인 태극척기공을 보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인이 되려면 당연치 수락해야 하는 「오직 입실제자에게만 비법을 전수하겠다」는 맹세를 거부했다고 한다.
『세상이 달라졌다. 건강을 지키는 왕도를 국가나 인종이 다르다고 가르쳐주지 않을 수 없다』 는 것이 그 이유.
개방화 바람에 휩싸였던 당시 상황이 도움이 되어 결국 호씨는 장문인이 됐고 사부와 형제처럼 지내던 무당산 자뇌파의 검도인 여자검장문인(1백세·중국거주)도 그를 전인으로 지명하고 계를 내려 호씨는 현재 2개 문파의 장문인 자격을 갖고 있다. 『호씨가 보여주는 용문파의 기공은 내가공이면서도 강력한 파괴력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1백% 수용하기는 힘들고 또 그래서도 안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배울 점이 아주 많다』는 것이 민회장의 평가.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이제는 우리의 것, 다시 말해 중국과는 또 다른 한국인의 체질과 성격에 맞는 「우리기공」연구를 위해서는 중국정통기공을 정확히 아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에 호씨를 초청하게 됐다고.
호씨와 민회장이 공동으로 실시한 한중기공축제를 계기로 기공을 배우려는 요청이 쇄도, 태극기공회에서는 「우리 기공」인 태극내공 단기특별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562)7942.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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