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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에서 번 돈 동방에 쓰겠다"|분당 4천불씩 버는 헝가리 출신 소러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1분에 4천 달러씩 버는 사나이」-.
지난해 세계 최대 금융가인 월가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펀드매니저로 조사돼「재테크의 귀재」임을 입증한 헝가리 출신의 억만장자 조지 소러스.
그가 지난해 월가에서 벌어들인 논은 무려 6억5천만달러다. 이 수익을 분 단위로 계산하번 1분에 약 4천 달러인 셈
올해 63세인 소러스가 지난해 운용한 자금 규모는 무려 70억 달러.
소러스가 태어난 곳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30년 유대인 가정에서 출생,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나치학살을 피해 다녀야만 했던 소러스는 전쟁이 끝난 뒤인 47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영국에서 런던 경제 대를 다니며 경제학을 공부했고, 이때 전체주의에 관한 저서「개방사회의 적들」로 저명한 철학자 칼포퍼 교수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
소러스는 56년 드디어 청운의 꿈을 안고「기회의 나라」미국으로 진출했다. 뉴욕 월가에서 그는 17년 동안 수습과정 을 거치면서 거부의 꿈을 키워 갔으며 드디어 월가 최대의 거물이 됐다
소러스는 단순히 돈만 아는 투기꾼이 아니라 부의 사회환원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지난 79년부터 알바니아에서 러시아에 이르는 동구권 18개 재단에 금융시장에서 번 거액의 수익금을 기부금으로 내놓기 시작한 소러스는 지난해 l2월 구 공산권 지원을 위해 소러스 재단을 설립, 독립국가연합(CIS)의 과학발전을 위해 1억 달러를 서슴없이 기부, 세상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또 내전상대에 있는 보스니아 그리고 마케도니아에 구호활동 자금으로 각각 5천만달러와 2천5백만 달러를 흔쾌히 내놓아 큰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동구에서의 마셜플랜」으로 명명된 그의 이같은 행동과 관련, 그는『나는 서방에서 벌어들인 돈을 동방을 위해 쓴다』고 말해 고향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드러냈다. 소러스는 유대인으로서의 자신의 박해경험과 칼 포퍼 교수의 영향을 받아 전체주의를 경멸하고 박애주의를 신봉한다.
그는 『유럽은 지금 새로운 민족주의 독재 발호라는 커다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 그의 민주주의적인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고국 헝가리의 민족주의자·반 유대주의자 등 우익세력들의 공격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 우익세력들은『소러스는 유대인이며 공산주의자이고 헝가리 경제 개혁을 망치는 음모를 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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