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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슈퍼컴퓨터 도입 절 실"|기상청 예보국장 신현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날씨예보는 점점 컴퓨터에 의해 객관적으로 분석·판단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예보적중률이 높아지는 이유도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예보 덕분입니다』
날씨예보의 최종 판단은 결국 경험이 많은 예보 관들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기상청 신현진 예보국장은 다양한 기상 데이타를 이용해 수치적으로 예상일기도를 작성하는 수치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신 국장은 이를 위해 기상청이 현재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3개의 프로젝트가 있다고 얘기했다. 우선 자체 슈퍼컴퓨터의 도입이다. 수치예보를 할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중형 컴퓨터로는 10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슈퍼컴퓨터는 40분만에 계산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만간 예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자체에서 개발될 한반도 국지 수치예보 모델을 도입하려면 데이터가 두 배로 많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전용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것.
두 번 째는 청사이전이다. 현 청사는 더 이상 기상의 관측·분석시설을 수용할 자리가 없다는 것. 현재 설치된 고가의 중형컴퓨터와 통신시스템도 임시로 가건물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신 국장은 안타까워했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 송 월동에 위치한 기상청은 1907년 이 자리에 들어선 이래 지금까지 「기상의 발상지」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지만 눅눅한 냄새와 함께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슈퍼컴퓨터 도입과 함께 97년까지 완료한다는 청사이전 목표가 실현될지는 자신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떨구는 신국장도 국내 기상예보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같은 일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 국장은 마지막으로 세 번 째 목표는 관측장비 중 가장 절실한 자동기상관측 장치(AWS)를 추가설치 해 사방 20km의 기상그물 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지적인 기상 재해가 발생할 때 마치 작은 물고기가 큰 그물을 여유 있게 빠져나가듯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신 국장은『AWS는 예산이 별로 안 들어 추가설치가 다소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보적중률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나라는 없다는 신 국장은『우리나라는 날씨예보의 난이도에서 상당히 고차원』이라며 24시간예보가 80%를 넘는다면 우수한 성적임을 알아 달라고 주문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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