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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대형화 “발등의 불”/빗장 풀리는 유통시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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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집배송단지·상품개발 추진/업계/「정보화」지원·상품권등 허용/정부
7월부터 유통시장 3단계 개방이 이루어지더라도 백화점 등 대형점에 대한 외국기업의 진출은 당분간 어렵겠지만 슈퍼마킷,단일 품목 전문점 형태로의 진출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관련 업계가 비상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이에 따라 매장의 현대화·대형화·다점포화와 선진 유통기법의 도입,자체상품 개발,물류 집배송단지의 건립 등 자구책을 쓰고 있으나 재력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슈퍼마킷협동조합 연합회는 최근 슈퍼들을 현대화시키기 위해 슈퍼를 「코사(KOSA)마트」로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참여 슈퍼들은 「코사마트」로 간판·내부장식을 바꾸고 공통의 종업원 복장·쇼핑백·봉투 등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화장지 등 50여종의 기획상품을 개발,「코사」 상표를 붙여 파는 사업도 하고 있다.
연합회는 올들어 대구·부천·천안·청양에 시범 코사마트를 열었으며 연내 2백여개 슈퍼를 대상으로 코사마트 유통망을 늘릴 계획이나 슈퍼들의 자금력이 문제다. 연합회는 또한 산하 35개 조합별로 물류 집배송단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LG유통·해태유통·한양유통·농심가 등 슈퍼체인업체들은 상권 선점을 위한 다점포화·매장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각 업체들은 소형점포는 되도록 없애고 3백평이상의 대형점포만 개설한다는 영업방침을 세우고 있으며 올해안에 10개가량씩 새 점포를 개장할 계획이다.
체인업계는 자체상품 개발에도 나서 「굿 앤드치프」(한양유통)·「코스코」(해태유통) 상표 등의 상품을 내놓고 잇다.
편의점업계는 입지 선점을 위해 연초에 5백개였던 점포수를 이달말까지 1천개로 늘리며 연말에는 2천개를 목표로 하고있다. 또 제조업체와의 전자문서교환(EDI) 시스팀 구축 등 정보교류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업종의 하나인 전문점들도 자구책 강화에 나섰는데,가전업계는 우선 기존 대리점 체제에 대한 정비·종합 전자 양판점으로의 개편 등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울진·삼천포에 가전·컴퓨터 등 전자제품 종합매장을 연 것이나 대우전자가 각 메이커의 전자제품을 함께 취급하는 하이마트라는 협력업체를 전국 9곳에 운영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의류업계는 18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신원의 「에벤에셀패션몰」 같은 복합매장으로 탈출구를 찾고있고 완구업계도 「아도유통」 「키디하우스」 같은 대형점 설립추진으로 대응책을 찾고있다.
정부는 유통업에 대한 규제완화,유통시설의 조성촉진,유통정보화 지원,상품권발행 허용,특수매장에 대한 부가세 면제혜택 폐지 등 3단계 개방 보완대책을 만들어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여신관리 대상 계열기업군 소속 유통업체의 점포용 부동산 취득을 허용,유통업의 대형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유통시설 근대화 자금이 1백60억원에 불과한데서 알수 있듯 유통산업 육성은 여전힘 뒷전이다. 영세유통업체에 대한 대책도 없다.
상공회의소 민중기 유통담당 이사는 『정부는 물류시설조성 특별법을 만드는 등 확실한 유통산업 지원책을 세워야하고 유통업계는 내발로 서겠다는 절실한 자구노력이 있어야 개방의 파고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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