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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영입하고 골프장·쇼핑센터 건설, 재테크에 팔 걷은 대학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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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강대는 7일 펀드매니저와 분석가 3명을 재정운용위원으로 영입했다. 1500억원이 넘는 학생 등록금과 적립금을 주식시장에서 굴려 돈을 불려보기 위해서다. 학교 기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기금은 그저 은행에 예금해 두는 것이 고작이었다.

대학이 '돈벌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교육부가 올 연말부터 대학의 수익사업 관련 규제들을 풀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학이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기금 운용에 그치지 않는다. 골프장을 짓거나 건물을 지어 임대료를 벌려는 대학도 있다.

◆"공격적으로 투자한다"=서강대가 영입한 전문가는 주식과 파생 상품을 취급해 온 하나투자증권 김영익 부사장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상무, 채권 전문가인 아이투신운영 채권본부장 김형오 상무다. 모두 주식시장에서는 이름을 날리는 펀드매니저 혹은 분석가들이다.

이 대학 주성영 재무팀장은 "앞으로 은행 예금 비중은 10% 미만으로 낮추고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펀드 상품 등에 투자해 투자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학의 기금 투자 수익률은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미국대학 경영자협회(NACUBO)가 공개한 미국 대학 기금 평균수익률(10.7%)의 반에도 못 미친다. 교육부는 현재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교육부령)을 개정해 대학들이 갖고 있는 5조7000억원을 주식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달아오른 부동산 개발=건국대는 학교 재단이 소유한 경기도 파주땅 198만㎡ (공시지가 163억원)에 골프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지금은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원래 이 땅은 축산과의 실습목장이 있었다. 홍성용 건국대 법인기획부장은 "이 땅에 27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과 54채의 골프텔을 짓기로 하고 파주시와 협의 중"이라며 "2009년 말 오픈 예정인 이 골프장에서 연간 100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대인 부산대도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문 앞에 있는 7만9865㎡의 학교 부지에 지상 7층, 지하 4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2009년 5월 건물이 완공되면 쇼핑 시설, 공연장이 들어서 대학 측의 주요 수입원이 될 전망이다.

◆"대학 내 기업 세운다"=경희대는 현재 학교기업으로 '경희한방재료가공'과 '베이커리 경희'를 운영 중이다. 한방재료가공은 지난해 매출 60억원을 올렸다. 이 대학은 '기술지주회사설립 준비위원회'도 만들었다. 한방재료가공기업의 이민우 운영이사는 "교육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본격적으로 한방식품 분야 에서 화장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지주회사란 초기 자본을 대학으로부터 조달한 뒤 일반 주식회사처럼 주식을 공모해 자금을 모으고 주식 회사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다른 기업과의 합작은 물론이고, 매각도 가능하다. 포스텍(포항공대)과 경남정보대(전문대)도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강홍준.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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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하나대투증권 부사장(리서치센터장)
[現]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1959년

[現] 대우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

196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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