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돈벌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교육부가 올 연말부터 대학의 수익사업 관련 규제들을 풀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학이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기금 운용에 그치지 않는다. 골프장을 짓거나 건물을 지어 임대료를 벌려는 대학도 있다.
◆"공격적으로 투자한다"=서강대가 영입한 전문가는 주식과 파생 상품을 취급해 온 하나투자증권 김영익 부사장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상무, 채권 전문가인 아이투신운영 채권본부장 김형오 상무다. 모두 주식시장에서는 이름을 날리는 펀드매니저 혹은 분석가들이다.
이 대학 주성영 재무팀장은 "앞으로 은행 예금 비중은 10% 미만으로 낮추고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펀드 상품 등에 투자해 투자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학의 기금 투자 수익률은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미국대학 경영자협회(NACUBO)가 공개한 미국 대학 기금 평균수익률(10.7%)의 반에도 못 미친다. 교육부는 현재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교육부령)을 개정해 대학들이 갖고 있는 5조7000억원을 주식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달아오른 부동산 개발=건국대는 학교 재단이 소유한 경기도 파주땅 198만㎡ (공시지가 163억원)에 골프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지금은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원래 이 땅은 축산과의 실습목장이 있었다. 홍성용 건국대 법인기획부장은 "이 땅에 27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과 54채의 골프텔을 짓기로 하고 파주시와 협의 중"이라며 "2009년 말 오픈 예정인 이 골프장에서 연간 100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대인 부산대도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문 앞에 있는 7만9865㎡의 학교 부지에 지상 7층, 지하 4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2009년 5월 건물이 완공되면 쇼핑 시설, 공연장이 들어서 대학 측의 주요 수입원이 될 전망이다.
◆"대학 내 기업 세운다"=경희대는 현재 학교기업으로 '경희한방재료가공'과 '베이커리 경희'를 운영 중이다. 한방재료가공은 지난해 매출 60억원을 올렸다. 이 대학은 '기술지주회사설립 준비위원회'도 만들었다. 한방재료가공기업의 이민우 운영이사는 "교육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본격적으로 한방식품 분야 에서 화장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지주회사란 초기 자본을 대학으로부터 조달한 뒤 일반 주식회사처럼 주식을 공모해 자금을 모으고 주식 회사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다른 기업과의 합작은 물론이고, 매각도 가능하다. 포스텍(포항공대)과 경남정보대(전문대)도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강홍준.배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