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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30%가 휴·패업/사정한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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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팁 내리고 살아남기 자구책 골몰/70만 여종업원 새 일자리 찾아 고심
거센 사정한파속에서 고급 유흥업소와 종업원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부심하고 있다.
고급요정·대형룸살롱과 이들이 입주한 건물에 대한 중과세 등으로 호화·사치 유흥업소를 추방하려는 정부 의지가 강도를 더해가자 업소들은 아예 폐업하거나 「팁 덜받기」 「법지키기」 등 자정노력을 통한 생존대책에 부심하고 있고,전국적으로 70만명에 달하는 여종업원들은 새로운 「생계대책」을 찾기에 분주하다.
유흥업중앙회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후 전국 2천여개의 대형 룸살롱 가운데 30%가 이미 휴·폐업했으며 전체 유흥업 종사자수도 91년말 1백만명에서 최근 70만명(변태업 4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중인 업소들이 건전한 영업 등 생존전략에 부심하고 있는 것은 최근의 두드러진 현상.
우선 전국 1만7천여개의 유흥업소들은 한국 유흥업중앙회를 중심으로 심야영업 금지·납세성실신고 등 준법영업 등을 결의했다.
또 과소비의 대명사인 팁이 지나치게 인플레돼 있다는 자체진단에 따라 팁을 자율적으로 주도록 하는 업소도 늘어 서울 서초동 일대 룸살롱 4∼5곳이 이달부터 7만∼10만원씩 받던 팁을 5만∼7만원선으로 내렸다.
부산지역에서도 지난달 업주 10여명이 모여 봉사료를 적정수준으로 내려 「룸살롱=과소비」라는 일반의 인식을 씻기에 안간힘이다.
팀으로 생활하던 여종업원들의 새로운 생활대책 마련은 차라리 처절하다.
강남의 한 룸살롱 마담으로 일하던 이모씨(30·여)는 최근 편의점을 차려 전업했지만 그와함께 일하던 종업원 7명 가운데 6명은 비밀요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씨는 『월수 1백50만원 이상이던 이들이 생산직으로 전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건전한 유흥업 풍토 조성이 아쉽다』고 했다.
많은 종업원들은 일본 등 해외진출을 서둘고 있으나 일본의 불법체류자 단속강화로 최근엔 브라질·페루 등 중남미와 괌 등으로 진출국가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중앙회 지도과장 김용구씨(38)는 설명했다.
페루에서 유흥업소를 경영하고있는 정모씨(48)는 자신의 술집 종업원 20여명중 5명이 한국인이라며 『지난해부터 한국인 진출이 늘어 현재 1만여명의 한국이 페루 유흥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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