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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00억 수준” 업계선 “후폭풍 더 클 수도”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정전사고가 났을 때 한 임원이 현장 책임자에게 전화로 딱 두 가지를 물었다고 한다.

당시의 급박했던 순간을 간접적으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언제 완전히 복구될 것 같은가. 생산차질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둘 다 정확히 모르겠다. 생산량 차질도 현재로서는 얼마라고 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가 주장하는 것처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3분기 낸드 플래시 생산량이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은 과장됐다.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재고도 많이 있어 시중 물량이 달리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이 임원은 삼성그룹 내부에서 현재 가장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은 “365일 돌아가던 공장이 멈춰진 것”이라고 침통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루 만인 4일 정오를 기해 공장이 완전 정상화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 산업의 ‘심장’ 삼성 반도체 공장이 8시간50분간 멈춘 대가는 정확히 얼마나 될까. 삼성전자의 추산으로만 400억원에 달한다. 첫날 예상치 500억원보다는 낮다. 이대로라면 그나마 다행스럽다.

사태 초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같은 피해액 추정은 현재 6개 라인에 걸려있는 반도체 제작용 웨이퍼를 거의 다 폐기해야 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일부 무책임한 발언과 이를 인용한 보도로 해외 거래처에서 지나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황창규 사장이 해외 대형 바이어들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는 등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은 비상전력(UPS·무정전 전원 공급장치)이 가동되면서 일부 전력이 공급되고 있었던 만큼 장비와 웨이퍼에 큰 타격이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1999년 3300억원의 최종 피해를 낸 대만 지진 사태와는 다르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당시처럼 라인이 비틀어지거나 하는 물리적 손실이 없었다는 것이다. 400억원의 피해액도 이를 근거로 나왔다. 여기에는 당시 작업 중이던 일부 웨이퍼의 손실과 공장이 멈춰 선 동안의 생산 차질액이 합산돼 있다.

하지만 만약 웨이퍼의 손상 정도가 삼성의 예상을 넘어설 경우 피해액은 ‘400억+알파’가 된다.

실제 이렇다면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예상보다 복구가 빠르게 마무리된 만큼 최악의 사태는 벗어났다는 게 삼성 측의 분석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유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를 지진에 비유해
“강진은 지나갔지만 여진은 남아 있는 상태” 라고 표현했다. ‘8시간50분의 공백’이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인 만큼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클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제조 장비의 특성상 재가동은 됐더라도 사고 이전의 수율(정상제품 비율)을 확보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세 조정을 통한 ‘최적화’ 과정이 더 필요할 것이란 말이다. 이 경우에도 최종 피해액은 늘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제품이 나오길 기다려 봐야겠지만 사고 이전 수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수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90%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유형의 피해만큼 심각한 건 ‘기업이미지 손상’이라는 무형의 피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위기론이 나오던 차에 이런 이례적인 사고까지 겹쳐 경영진으로선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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