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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함께 바캉스를! - 서핑업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호 14면

남극에 사는 펭귄 코디는 전설적인 서퍼(파도타기 선수) 빅 Z처럼 되고 싶어 한다. 마을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날마다 얼음 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던 코디는 신인 서퍼를 찾는 프로모터에게 발탁돼 펭구 섬에서 열리는 서핑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서퍼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코디는 9번 연속 우승한 챔피언 탱크와 겨루다가 처참하게 패하고, 첫눈에 반한 구조요원 라니에게 구출당하는 수모까지 겪는다. 실의에 빠진 코디. 그 앞에 중년 펭귄 하나가 나타나 보드 만들기부터 파도타기에 이르는 온갖 기술을 전수한다.

‘서핑 업’은 ‘도전! 수퍼모델’ ‘어프렌티스’처럼 무명의 신인이 승자가 되기까지를 카메라에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크게 보아 기록 화면과 인터뷰로 구성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직설화법이 특징.

그 덕분에 ‘서핑 업’은 상영시간이 89분에 불과하면서도, 드라마를 다치지 않고 다양한 조연과 사연을 삽입할 수 있었다. 코디가 왜 그토록 서퍼가 되고 싶어 하는지, 빅 Z가 어떻게 파도 속으로 사라졌는지, 직접 설명하고 재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것이다. 그다지 쓸모는 없지만 매우 귀여운 어린이 펭귄 세 마리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인터뷰 덕분이다.

‘서핑 업’은 그렇게 절약한 시간을 실사영화인 ‘폭풍 속으로’ ‘퍼펙트 스톰’처럼 거대한 파도를 보여주는 데 쏟아붓는다. 육지에선 아장아장 걷는 펭귄은 바다로 들어가면 군더더기 없이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동물. ‘서핑 업’은 우아한 유선형 몸을 지닌 펭귄들이 집어삼킬 듯한 파도 위를 미끄러지거나 파도의 높은 마루 아래 생겨난 ‘파도 동굴’을 활주하는, 눈으로만 보고 있는데도 몸까지 시원해지는 멋진 그림들을 만들었다.

‘서핑 업’은 귀엽거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 볼거리 충만한 애니메이션인 것이다. 시각적인 바캉스라고 할 만하다. 펭귄이 태초부터 파도를 탔다고 주장하며 이집트 상형문자와 일본 목판화(우키요에)에 서퍼 펭귄을 삽입한 유머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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