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캠프 "공포는 없다" 막타워 점프 자신감 100% 충전시켜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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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시작된 육군 특전사령부 캠프는 여름과 겨울에 한 번씩 열린다. 3박4일 일정의 여름 캠프에 참가한 여고생들이 2일 참호 격투를 하고 있다. ■동영상 tv.joins.com[사진=조문규 기자]

"아버지 사랑합니다~." "27번 교육생 낙하준비 끝."

2일 서울 외발산동 특전사 독수리부대(강서캠프) 공수훈련장. 정지운(서울 공항고 1년.16)군은 구호와 함께 3m 높이 단상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정군은 "떨어질 때는 겁이 났지만 물속에 풍덩 빠지면서 오히려 시원하고 짜릿했다"고 말했다. 정군의 가슴속에선 잠깐 사이지만 공포와 용기와 인내심,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스쳐갔다고 한다.

11.5m의 높이에서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뛰어내리는 지상 공수훈련(막타워 훈련)은 현역병들도 두려워한다. 11.5m는 인간이 가장 큰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높이다. 더 높아도 더 낮아도 고소공포증은 줄어든다. 그런데도 이번 강서캠프에선 교육생 209명 (여성 58명 포함)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뛰어내렸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사 정신이 민간인에게 전파되고 있는 훈련 현장이다. 특전사는 2일 여름 특전캠프(3박4일)를 공개했다. 전국 5곳에서 중.고생을 비롯한 교장 선생님, 대학생, 변호사 등 1074명이 참가했다. 여성도 362명이나 된다.

특전사가 내세우는 소프트 파워는 극기력과 팀워크 정신, 자신감이다. 이날 오후 벌어진 참호격투에서 승리한 차예나(원주 정보공고 2년.17)양은 "단합되고 조직적인 행동이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차양이 속한 A팀(20명)은 초반부에서 지고 있다가 3명씩 한 조가 돼 상대팀(B팀)을 공격해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참호격투는 진흙탕 속에서 2개 팀으로 나눠 상대방 팀원을 참호 밖으로 밀어내는 게임이다.

이번 캠프를 계획한 독수리부대 10지역대장인 조창희(3사 28기) 소령은 "특전부대의 강인한 훈련을 통해 도전의식과 성취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와 매서운 추위 속에서 특전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훈련 코스를 상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여섯 번째 참가했다는 강지원(58) 변호사는 "여고생들이 엉엉 울면서도 큰 소리로 구령을 외치며 뛰어내리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라며 "캠프 훈련을 받고선 청소년들의 말투가 바뀔 만큼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징병제를 채택한 한국이 지원병제를 채택한 일본에 비해 강점을 발휘하는 대목이라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 캠프에 참가한 성지고 김한태(74) 교장은 "특전캠프가 끝나고 개학하면 훈련생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까지 특전부대 훈련의 위력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kimseok@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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